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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꿇고 빌더니 판박이 참변" 스크린도어 희생자 父의 절규

작년 8월 강남역서 숨진 스크린도어 수리기사 아버지 조영배씨 "아들 탓 하더니"
"책임 회피에만 급급…진실규명, 책임자 처벌해야" 서울메트로·하청업체 고소
가슴에 묻은 스크린도어 수리기사 아들
가슴에 묻은 스크린도어 수리기사 아들가슴에 묻은 스크린도어 수리기사 아들
(음성=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수리기사의 아버지 조영배(69)씨가 7일 충북 음성에서 연합뉴스 인터뷰 도중 아들의 영정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음성=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작년에 아들이 똑같이 사고를 당했을 때 관련자들은 무릎을 꿇어 잘못했다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빌었지만 결국 말뿐이었습니다."

"무릎꿇고 빌더니 판박이 참변" 스크린도어 희생자 父의 절규 - 2

지난해 8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조성준(29)씨의 아버지 조영배(69)씨는 감정이 복받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7일 충북 음성에서 만난 조 씨는 지난달 28일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가 남의 일이 아닌 듯 연신 눈물을 훔쳤다.

조 씨는 유일한 자식인 아들을 앗아간 도시를 떠나 지난 3월 지인이 사는 음성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아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감에서 한시도 벗어나지못한다고 했다. 한동안 끊었던 술과 담배도 다시 입에 대기 시작했다.

조 씨는 "구의역 사고 소식을 접한 순간 똑같이 참변을 당한 아들 얼굴이 떠올라 가슴이 마구 떨렸다"며 "지난해 사고 당시 회사 관계자들은 다시는 재발하지 않게 할 테니 제발 마음을 풀고 용서해달라고 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작년 사고 이후에 개선된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이번 사고로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메트로에서 퇴직 후 옮겨온 하청업체 고위직들은 고액 연봉을 챙기면서 젊은 기사들한테는 100만 원 남짓한 봉급만 주고, 노동력을 착취합니다. 제대로 된 안전조치는 없고 사고가 나면 위기를 모면하기에 바쁩니다"

조 씨는 지난해 아들 사망 사고 관련 경찰 수사가 좀처럼 진척이 없자 지난 1월 변호사를 선임해 서울메트로와 아들이 근무했던 하청업체, 두 회사 관계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사고 발생 몇 달이 지나도록 수사가 아무 성과가 없었다. 이대로 뒀다간 그냥 끝날 거 같아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이번 구의역 사고를 보면서 아들을 떠나보낼 때 상황이 다시 생생하게 떠올랐다고 한다.

"처음부터 우리 애한테만 잘못이 있는 것처럼 몰아가려는 게 너무나 분했습니다. 기술본부 소속인 아들이 관리직이었다고 했고, 자만심 때문에 2인1조 규정을 어기고 혼자 작업을 나갔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사고 후 보름 정도 지난 어느 날 밤 사고 현장에 있던 조 씨는 서울메트로 관계자들로부터 "성준씨에게서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하러 왔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털어놓은 말을 듣고 감사 인사를 했다고 한다. 진실을 말해줘서 고맙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 관계자들이 "얼굴을 보기는 했지만 보고는 못 받았다"고 말을 뒤집었을 때는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고 했다.

조 씨가 바라는 것은 명확한 책임 규명이다. 그래야만 아들과 같은 안타까운 희생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의역 사고 피해자 어머니 얘기를 뉴스에서 봤습니다. 유족은 분노할 수밖에 없고 어떤 말로도 위로받을 수 없습니다. 아픔을 달래는 유일한 길은 철저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뿐입니다."

조 씨는 아들의 사고 이후 고혈압, 협심증, 우울증 같은 지병이 악화하고 삶의 의욕도 잃었다.

그는 "진실과 책임 소재가 확실히 가려지고 근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며 "공기업 직원이 되려는 꿈을 위해 하청업체에라도 입사하려던 아들을 말리지 못한 게 너무나 후회된다"며 고개를 떨궜다.

k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7 16: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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