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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女교사 성폭행, 발령 안내고 CCTV 단다고 해결되겠나"

전문가들 "정부 대책, 미봉책 불과…재발 방지 역부족" 한 목소리
사회안전망 구축·인권교육 확대·음주문화 개선·치안 협치 강조

(전국종합=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전남의 한 섬마을에서 주민들이 젊은 여교사에게 술을 먹인 뒤 집단 성폭행한 사건과 관련,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서둘러 내놓은 미봉책이어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혜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그동안 사회안전망 구축에서 철저히 외면받아온 도서 벽지 치안과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임원정규 대전여성단체연합 대표는 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교육부는 도서 벽지에 여교사를 가급적 신규 발령하지 않고, 관사에 CCTV를 설치하는 등 눈에 보이는 대책만 내놨는데 이는 문제 해결의 초점을 잘못 맞춘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는 양성 평등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출발한다"며 "여성이 섬 지역에 가지 못하도록 기회의 장벽을 막을 게 아니라 여성이 가도 그곳이 안전하도록 바꿔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 김현진 수석부지부장 역시 "이번 사건이 발생한 곳이 섬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이라 초점이 흐려질 수 있는데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우리사회의 안전망 부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피해 여교사가 2차, 3차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서둘러 사건의 마침표를 찍고, 도서 벽지에서도 교사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충북도교육청 혁신기획 서기관은 "도서 벽지에 있는 학교의 안전망을 일제 점검해 봐야 한다"며 "학교 현장에 여교사가 많아져서 이런 사건이 발생하는 게 아니라 사회가 갈수록 거칠고 흉포화하면서 위험성이 커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직무와 관련해 이뤄지는 술자리 문화도 다시 생각해 볼 문제"라며 "새내기 교사 등 사회 초년생들은 선배나 상사, 연배가 많은 상대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데, 그걸 악용해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현장을 비롯해 직장내 술을 강권하는 음주문화 개선이 필요하다"며 "개인의 힘으로는 어려우니 조직, 사회가 나서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왜곡된 성문화와 사회적 약자를 무시하는 우리 사회의 의식 변화도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술자리에서 여성을 성욕의 대상 정도로 생각하는 왜곡된 성문화나 이런 걸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유사한 사건이 계속 재발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면 각 학교는 물론 모든 분야에서 인권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약자를 대하는 잘못된 인식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박정민 청주YWCA 성폭력상담소장은 "국가·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그나마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을 꾸준히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며 "도서 벽지에 사는 주민의 의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도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도서 벽지는 상대적으로 성폭력 등에 대한 감수성이 현저히 낮을 수 있다"며 "지역사회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하거나 과도한 음주문화 등 잘못된 규범을 바꿔가도록 교육하고, 분위기를 바꾸게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주민을 대상으로 인권강좌나 성 규범 가치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계몽 교육을 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며 "단발·단편적인 접근보다는 경찰,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여성단체 등이 지역사회 문제를 사전에 진단하고 처방하는 예방적 치안협치의 패러다임을 선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jeonc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7 13:4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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