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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한국서 잊힌 채 말년 보내는 일본 할머니들" 조명

일제 징용 한국인과 결혼후 한국생활…"우메보시보다는 김치"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기모노를 입은 가츠라 스즈에(96) 할머니는 후지산(富士山) 사진이 걸린 방 안에서 온종일 일본 NHK방송만 본다.

그러나 가츠라 할머니가 사는 곳은 일본이 아닌 한국의 경주다. 한국인과 결혼한 일본인 할머니들을 위한 양로시설인 나자레원이 할머니가 여생을 보내는 집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 자에서 '한국에서 체념한 채 위안을 찾고 있는 일본 여성들'이란 제목의 기사로 한국에서 말년을 보내는 일본인 할머니들을 조명했다.

NYT "한국서 잊힌 채 말년 보내는 일본 할머니들" 조명 - 2

나자레원은 2차 대전 때 일본에 징용 갔던 한국 청년들과 결혼, 종전 후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와 살다가 남편이 먼저 사망하는 등 여러 가지 사연을 지닌 일본 할머니들이 여생을 보내는 복지시설이다.

고(故) 김용성 나자레원 대표이사는 일본 여행 중에 한국여권을 지닌 일본 여성들이 일본국적 회복을 요구하는 시위를 목도하고 나서 1972년 경북 경주에 나자레원을 설립했다. 애초 일본 여성을 본국에 돌려보내는 일을 했으나, 일본에 돌아갈 수 없거나 돌아가기를 원치 않는 할머니들을 위한 요양원으로 1984년 탈바꿈했다.

현재 나자레원에는 일본인 할머니 19명이 있다. 평균 연령이 92세에 달해 치매를 겪거나 인터뷰가 불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다. 몇몇 할머니는 무국적 상태다.

NYT는 한국인들이 일제강점기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간 한국인 위안부 이야기만 나오면 격앙되지만 이들 일본인 할머니들에게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미호 나자레원 원장은 "할머니들이 나자레원에 처음 오면 한국 이름 대신 일본 이름을 불러준다"며 "그러면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찾은 것처럼 눈물을 흘린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일본 이름을 되찾은 할머니들은 일본어도 기억하고, 사람을 맞을 때 손을 앞으로 모으는 일본식 격식도 다시 차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70년 넘게 한국에서 살아온 할머니들은 일본보다 한국에서 생을 마감하길 원한다고 한다.

할머니들이 일본 전통 매실 장아찌인 우메보시 없이는 살 수 있지만 김치 없이는 못 살 정도로 한국에 뿌리내렸다고 송 원장은 설명했다. 또 한국에서 자녀가 살기 때문에 일본보다 한국을 더 선호하는 일본 할머니들도 있다.

송 원장은 "아직까지 '일본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모르냐'며 화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오는 분들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나자레원에서 조용히 진행하고 있는 일들이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개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NYT "한국서 잊힌 채 말년 보내는 일본 할머니들" 조명 - 3

viv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6 17: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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