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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섬마을 여교사가 무방비로 성범죄에 노출된 현실

(서울=연합뉴스) 전라남도의 한 섬에서 주민 3명이 20대 새내기 여교사를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가해자 3명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4일 구속됐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구속된 마을 주민 3명은 지난달 22일 새벽 술에 취한 피해여교사를 학교관사에서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을 통해 가해자들의 DNA를 확인했다. 충격적인 것은 구속된 피의자 3명 중 2명이 피해여교사가 근무하는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라는 사실이다. 낙도 오지에서 단신으로 근무하는 젊은 여성 교사를 보호해서 자녀들이 제대로 교육받도록 해야 할 학부모가 거꾸로 교사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니 기가 막히다.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한탄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는 있지만, 심지어 교사가 성범죄의 대상까지 됐다니 말문이 막힐 뿐이다.

성폭행 사건의 전말을 쫓아가 보면 피의자들의 행위는 패륜적인 데다 비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피해여교사는 지난 3월 이 섬 학교로 발령받아 홀로 자취를 해왔는데, 평상시 식당을 자주 이용했다고 한다. 사건이 일어난 날 육지에서 돌아와 해당 식당에서 식사하다가 안면이 있는 식당주인과 일행이 강권한 술을 받아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이후 식당주인이 여교사를 관사에 데려다주겠다며 차에 태웠고 일행이 뒤따라와 범행을 저질렀다. 심지어 식당에는 없었던 다른 남성이 전화를 받고 관사까지 와 범행했다. 집단 성폭행이 우발적으로 일어났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다행히 피해여교사가 정신을 차린 뒤 침착하게 대처해 범행이 드러났다고 한다. 수사당국은 계획적인 범행이 아닌지 철저하게 밝혀 응당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관용적인 태도는 허용될 수 없다.

교육부는 7일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시도교육청 인사담당과장 회의를 긴급히 소집하기로 했다. 회의에서 교육부는 여교사들을 도서벽지에 가급적 신규발령 하지 않는 방안을 협의한다. 또 도서벽지 지역 관사를 비롯해 시도교육청 학교관사의 보안상황 등 운영실태를 전수 조사하는 계획도 논의할 예정이다. 응당 해야 할 일이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지 의문이다. 이미 초등학교의 경우 여성 교사의 비율은 80%에 육박한 실정인데 현실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좀 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인사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당장 시급한 것은 낙도 오지 학교관사의 보안상황을 개선하는 일로 보인다. 낙도 오지 관사의 경우 폐쇄회로(CC)TV는 물론이고 경비 인력 등 최소한의 보안대책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특히 주말에는 관사가 비어 있는 곳이 많아 이번과 같은 안타까운 사건을 막을 수 없었다. 교육 당국은 낙도 오지와 산간벽지의 실태를 정확하게 조사한 뒤 필요하면 응급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보완장치를 신속하게 만들어야 한다. 신변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아이들 교육에 힘써 달라고 교사들에게 요구하는 건 할 일이 아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6 15: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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