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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일푼서 고소득 사업가'…협동조합 덕에 새 삶 에티오피아인

송고시간2016-06-06 10:00

NGO 굿네이버스, 빈곤층 소득 창출 프로젝트…정부서도 '관심'

(아디스아바바=연합뉴스) 김수진 특파원 = 28세 에티오피아 여성 벨라니쉬 차프럼은 매일 아침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낸 뒤 집 근처 협동조합 작업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는 지난 3일(현지시간)에도 리데타 지역 협동조합 작업장 내 곡식 창고와 조리실을 오가며 분주했다.

차프럼이 속한 협동조합은 '인제라'(에티오피아 곡물인 테프를 발효시킨 뒤 부침개 모양으로 만든 음식)를 만들어 파는 여성 41명으로 구성돼 있다.

돈을 모아 좋은 품질의 테프를 저렴한 값에 대량 구매하고 최신식 조리기구를 갖춘 120㎡ 상당의 작업장에서 인제라를 만든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가 조합원을 모으고 시설 마련을 지원했다. 굿네이버스에서 마케팅을 돕고, 회계 교육도 하기 때문에 개인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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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가정집 허드렛일을 도우며 생계를 꾸리던 차프럼은 9개월 전 이 조합에 가입하고 나서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한다. 조합원 중 가장 부지런한 그는 지난 9개월 동안 인제라를 만들어 팔아 4만비르(약 214만원)를 벌었다. 한 달에 약 4천400비르(약 23만원)을 번 셈인데, 이는 에티오피아 공장 노동자 평균 임금을 훌쩍 넘어선다.

차프럼은 "아이들을 좋은 병원에 데려갈 수 있고, 부러워하기만 했던 좋은 옷도 사입할 수 있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굿네이버스에서 운영하는 금융조합에 매달 저축도 한다. 다른 조합원의 저축액이 보통 한달 30비르(약 1천600원)인데, 차프럼은 두 배가 넘는 80비르(약 4천300원)를 붓고 있다.

김철호 굿네이버스 에티오피아 지부장은 "대량 구매나 공동 작업장 등 집단의 이점을 살리되, 개인의 자율성을 보장해 각자 일 한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한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기도 하고, 독특한 기술이나 정보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장점을 살려 지난해부터 시작된 굴렐레 지역 전통의상 제작 조합장도 성업 중이다. 사람이 몰려 조합원 86명인 조합 두 개가 각각 운영되고 있다.

조합원들은 한 달에 채 1달러가 되지 않는 돈으로 작업장 내 방직 기계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이용할 수 있다. 가내 수공업자가 쓰는 전통 기계보다 생산성이 두 배 정도 좋은 최신식 기계다. 개인적으로 이 기계를 사려면 5천비르(약 27만원) 정도를 내야하는데,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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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전 조합원이 된 게수 갈초(20)는 "집 보다 작업 환경이 훨씬 좋다"며 "집에서는 공간이 비좁아 직물에 음식물이나 오물이 묻을 우려가 있는데 여기서는 그럴 염려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 전통의상을 만들 때는 보름에 한 벌 밖에 만들지 못했는데, 조합에 가입하고 나서는 일주일에 두 벌을 만들어 시장에 판다"고 설명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도 이 같은 경제 효과를 고려해 협동조합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정 자격을 갖춘 조합에는 공동 작업장 부지를 거의 무상으로 임대하고, 지자체에서 필요한 물건은 조합에서 우선 구매 한다.

김 지부장은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만큼 협동조합은 빈곤층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에 좋은 프로젝트"라며 "각 조합원이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가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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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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