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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낙하산이 서울지하철 하청업체 안전 갉아먹었나

(서울=연합뉴스) 서울 구의역에서 일어난 스크린도어 정비직원 사망 사고를 계기로 서울지하철 유지ㆍ보수 업무 체계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 직후 `2인 1조' 의무화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고 변을 당한 계약직원 1명이 작업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비직원 1명이 개인적으로 안전 수칙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스크린도어 정비작업에서 일상적으로 이런 위반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게다가 스크린도어 정비 협력업체는 작업의 70% 정도가 1인 작업으로 진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작업일지를 조작해 '2인 1조' 작업으로 상습조작을 해 온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 업체는 사고책임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도 받는다. 서울메트로는 근무일지 조작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는 시의회 증언도 나왔다.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주길 주문한다.

스크린도어 정비와 관련한 사망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1월 성수역에서 안전문 점검업체 직원이 열차에 끼여 숨졌고, 지난해 8월에는 강남역에서 용역업체 직원이 사고를 당했다. 서울지하철 1~4호선 운영을 맡은 서울메트로는 강남역 사고가 일어난 뒤인 지난해 11월 안전절차를 강화하는 대책을 마련했으나 무용지물이었다. `2인 1조로 1명은 열차를 감시'한다는 조항은 애초에 지켜질 수 없었고 일지조작이라는 편법적 수단만 뒤따랐다. 애초에 구조적으로 현장 정비 인원을 충분히 확보할 여지가 없었던 탓이다. 바로 서울메트로의 퇴직인사들이 스크린도어 정비업체인 은성PSD의 사무실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SNS 방송을 통해 "서울시에도 관피아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박시장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은성PSD 직원의 3분의 1이 넘는 58명이 서울메트로 출신이고 평균월급은 400만 원이었다. 대부분 계약직인 현장 정비인력이 받는 월급의 3배에 가까운 액수다. 은성PSD 정비공 전체의 월 임금은 1억 원에 못 미치고, 전직 메트로 출신이 받는 액수는 6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지하철 안전관리 업체인지, 서울메트로 퇴직자 지원시설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안전관리가 제대로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어리석기 짝이 없다.

서울지하철의 또 다른 스크린도어 유지ㆍ보수업체인 유진메트로컴도 다르지 않다. 지난 2006년 스크린도어 정비 관련 1차 계약을 맡았던 서울메트로 본부장이 1차 사업 직후 이직해 전관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다. 이때 유진메트로컴은 사업비를 과도하게 산정해 특혜시비가 일기도 했다. 산하기관과 업체에 직원을 낙하산으로 내리꽂는 행위가 당연시됐다는 증거다. 낙하산 인사는 해당 업무 전문성이 없고, 가용자원을 소모하는 폐해를 낳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경우처럼 시민의 안전을 볼모로 하는 낙하산은 질이 더 나쁘다. 문제는 과연 서울지하철만 이런 상황이냐는 것이다. 공무원과 공기업 출신 인사들이 퇴직후 공공연히 정년을 연장하는 수단으로 산하기관이나 협력업체로 이동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게 우리 현실이다. 이번 사례에서 보듯 낙하산 인사는 종종 본연의 의무를 뒤로 밀어내는 최악의 상황을 만든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3 14:3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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