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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시설공단, 2천억원대 세금소송에서 사실상 승소

대법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부당" 취지로 사건 대전고법에 돌려보내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철도의 유지·보수비용을 매출에서 공제해야하는지를 두고 벌어진2천억원대 세금소송에서 철도시설공단이 사실상 승리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2천 441억원의 부가가치세 부과를 취소하라"며 대전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철도공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선로를 유지·보수한 비용을 공사가 공단에 지급해야 할 선로 사용료와 상계한 후 유지·보수 비용에 해당하는 세금계산서를 공단에 발행해줬다.

상계란 상대방에게 줄 채무액과 상대방에게 받을 채권액이 둘 다 있는 경우에 채무액에서 채권액만큼을 빼는 것을 말한다.

공단은 이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금액을 매출에서 제외해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했다.

하지만 대전세무서는 2014년 세무조사결과 철도공사와 선로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한 자는 공단이 아니라 국가이므로 세금계산서가 잘못 발행됐다며 공단에 누락한 매출세액에 따른 부가가치세 2441억 7천 234만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공단은 곧바로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조세심판원이 90일이 지나도록 결정을 내리지 않자 소송을 냈다.

사건 쟁점은 '철도공사의 선로 유지·보수 업무가 국가와 공단 중 누구를 위해 실시됐느냐'였다.

비록 공단과 철도공사 사이에 선로 유지·보수 업무를 위한 별도의 계약은 없었지만, 철도공사의 선로 유지·보수 업무가 공단을 위해 실시된 것으로 평가되면 철도공사가 발행한 세금계산서는 적법하게 되고, 반대로 과세관청의 세금부과는 부당하게 된다.

1심은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철도공사가 제공한 유지보수 용역을 실제로 수령한 자는 공단이라고 봐야 한다"며 "철도공사가 발행한 세금계산서는 정당하게 발행된 것으로 그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세금부과는 형식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과세관청의 세금부과가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단은 철도공사로부터 선로 유지보수 용역을 공급받을 법률상, 계약상 원인이 없으므로 세금계산서 발행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오락가락한 하급심 판단은 대법원이 공단의 승소를 인정하면서 정리됐다.

대법원은 "선로 유지보수 업무 자체는 국가가 공단에 위탁한 업무로 봐야 하고, 철도공사도 공단의 지시에 따라 유지보수업무를 수행했다"며 "공단은 철도시설관리자로서 법령과 계약상 원인에 의해 철도공사로부터 선로 유지보수 용역을 받는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단 측을 대리한 소순무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철도청이 철도시설공단과 철도공사로 분리되는과정에서 업무 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아 불거진 세금문제"라며 "세금계산서에 따른 매출세액 공제여부를 따질 때는 형식적인 판단이 아니라 실질관계를 살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hy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3 09: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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