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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혁명적 변화 필요"…슈틸리케, 90분간 열변

"골키퍼 5명 내세워도 스페인 못 잡는다…유소년부터 바꿔야"
"조직력 부족에 대한 팬들 비판 공감한다…대회에선 결과도 중시할 것"

(프라하=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스페인에 1-6으로 패배한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축구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일(현지시간) 체코와의 2차전을 위해 프라하로 이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90분간 작심한 듯 전날 경기와 한국 축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일단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는 스페인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것 같다"고 단언했다. 축구의 문화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어제 경기에 나온 스페인 선수 중 대학을 나온 선수가 몇 명이나 될 것 같나"라고 질문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뿐 아니라 독일과 잉글랜드 등 세계적인 강팀 선수들은 만 18세만 되면 성인무대에 데뷔해 20~30대 선수들과 부딪치며 경쟁력을 쌓는데 한국은 대학진학을 민감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20대 초반까지 동일 연령대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한국의 사회구조가 이렇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제 경기에서 패스 미스 등 실수가 많았지만 선수 육성과정에서부터 이렇게 된 것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가 없다"며 "이런 것들이 바뀌려면 조금 바뀌어선 안 되고 혁명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축구를 '많이, 열심히 뛰는 노동자 스타일'에 비유한 뒤 스페인에 대해선 "즐겁고 예술적인 축구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스페인은 기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맡는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 풀백이나 센터백 등 수비수를 배치한다고 하더라도 별문제가 없을 정도로 선수 개인의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지적하면서 "스페인은 한국이 따라잡을 수 있는 팀은 아니다. 우리가 골키퍼 5명과 수비 6명을 배치해도 스페인을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따라잡을 수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강팀인 스페인과 평가전을 한 이유에 대해선 "아시아 1위를 해봤자 세계적인 수준과 이만큼 차이를 보인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 최강이면 월드컵에는 계속 진출하겠지만 본선에서 항상 탈락하는 상황이 반복돼야 한다"며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경쟁력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6 패배 후 인터넷에서 경기 내용에 대한 팬들의 비판을 접했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강팀을 만나면 더 많은 활동력과 조직력으로 많이 뛰는 축구를 해야 했다는 비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선발 11명 중 5명은 유럽리그 소속이었고, 규칙적으로 경기를 나가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휴가 기간에 자발적으로 훈련까지 한 선수들인데 그렇게 하기 싫어서 안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해를 당부했다.

그는 또 대표팀 선수들이 투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선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두둔하면서도 "스페인의 기량이 출중해서 침체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에게 스페인에 대한 압박을 지시했지만 상대 선수들이 한두 번의 패스로 빠르게 압박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본 뒤 '내가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상대구나'라고 실망했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본이나 중국, K리그에 스페인과 같은 팀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선수들이 초반에 노력을 많이 했지만 익숙하지 않으니까 침체한 데다가 오랜 비행과 피로누적의 문제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비라인을 올리고 압박을 강조한 전날 경기의 전술과 관련, 자신의 축구 철학을 다시 한 번 설명했다.

그는 "결과만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뒤로 처진 뒤 촘촘하게 수비하라고 지시했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4년 전 1-4로 졌던 경기와 비슷하게 흘러갔겠지만 내 철학과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기기 위해 평가전을 하려면 100위권의 팀과 평가전을 해야 하고, 스페인과는 영원히 경기하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 대표팀이 '불난 집'이라면 지금은 어떻게 화재를 잘 진압해서 극복하고 발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유소년부터 축구문화를 바꾸는 장기적인 변화 외에도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단기적인 대책도 세워야 한다는 지적에는 동의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수비적인 전술로 호주를 꺾었던 지난해 아시안컵 3차전을 예로 들면서 "대회와 평가전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정말 필요할 때는 변화하겠지만 평상시 선수들에게 수비적으로 경기해서 좋은 결과를 내라고 가르치는 것은 내 철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월드컵 대표팀을 지휘할 당시 집중적인 훈련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당시 대표팀엔 유럽파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이야기"라고 반론을 폈다.

그는 체코전에 대해선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예민한 것 같다"며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기보다는 얼마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앞으로도 FIFA(국제축구연맹) 상위랭킹 팀과의 평가전을 추진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스페인과 실력 차이가 크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체코전이 남았다. 체코와 좋은 경기를 한다면 다음엔 톱 5는 아니더라도 15위권 정도의 팀과 평가전을 하면 좋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kom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2 23:0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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