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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하준 교수 "정부, 구조조정에 적극 개입 필요"

"개입 안하면 공정하고, 개입하면 불공정하다는 인식은 환상"
"회생 가능성 놓고 의견일치 어려워 정부 중재 역할 중요"
"폴크스바겐도 파산했으나 지방정부가 살려내"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조선·해양산업 등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정부가 구조조정에 적극 개입하는 게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장 교수는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대로 수용하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 아래 개입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정책이지만 "다만 개입하지 않으면 공정하고, 개입하면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은 환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나라를 위해 좋은 게 뭔지를 살피고 그것을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 일본 조선산업 구조조정 등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당시 일본 조선산업이 한국 조선산업의 추격으로 구조조정을 했다. 일본 정부가 원래 간접적 개입을 즐기는 스타일이기도 했지만 정부가 조선업체들을 불러모아 설비를 어느 정도 없애야 하느냐? 논의를 하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업체마다 자사의 설비 감축 규모를 놓고 이해가 엇갈린 가운데 모든 업체가 분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조정을 해주는 역할을 해줬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구조조정은 기업의 장기적 회생 가능성을 놓고 합의가 도출되기 어려운 까닭에 정부의 조정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중요한 건 이 기업이 과연 장기적으로 회생할 수 있는가? 이 기업이 장기적으로 나라에 필요한 것인가? 등에 관한 합의를 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회생할 수 있는 기업을 지금 당장 어렵다고 문 닫도록 하는 것도 잘못됐지만 무조건 과거엔 강국이었다는 사실에 연연해 결국 안 되는 기업을 살리는 것 또한 맞지 않다. 의견차이가 있을 것이다. 누가 옳을지 모르는 일이다. 논의를 통해 절충을 찾아가야 한다. 정부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출가스 저감장치' 스캔들 이전까지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였던 독일 폴크스바겐도 1970년대 파산했다가 지방정부가 국유화로 살려낸 기업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채권자들의 판단과 결정에 완전히 맡기는 건 문제가 있다고도 했다.

장 교수는 "채권자들은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인 탓에 접근 방식이 다르다. 구조조정과 관련한 채권자들의 시각은 단기적인 접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적자금이 투입돼 회생한 기업에 대해선 공적 성격을 유지하는 장치를 두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도 그렇게 해야 했었다고 생각한다. 국민 혈세를 집어넣은 기업을 나중에 민영화할 땐 뭔가 (공적 성격인) 특별한 장치를 둘 필요가 있다"면서 지방정부가 국유화한 폴크스바겐의 경우 나중에 회생된 이후 지방정부가 일정 지분을 남기고, 향후 인수·합병(M&A) 추진 시 정부 허가를 얻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현재 한국 경제는 중국의 추격으로 위협을 맞은 가운데 선진국을 추격할 새로운 산업은 만들어내지 못해 성장동력이 떨어진 '중대 기로'에 서 있다면서 비단 조선·해양산업 뿐만 아니라 많은 산업에서 구조조정 논의가 시급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단독] 장하준 교수 "정부, 구조조정에 적극 개입 필요" - 2

jungw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2 19: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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