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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끄러운 아름다움은 진정한가…한병철의 예술론

신간 '아름다움의 구원'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미국의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는 관람객이 자신의 작품을 보고 그저 "와!"라고 내뱉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어떤 판단이나 해석을 요구하지 않는다. 편안하고 평범하다. 아이폰이나 브라질리언 왁싱 같은 현대사회의 징표들도 제프 쿤스의 '풍선 개'처럼 매끄럽다.

매끄러운 아름다움은 진정한가…한병철의 예술론 - 2

재독 철학자인 한병철 베를린 예술대학 교수는 신간 '아름다움의 구원'에서 매끄러움으로 대표되는 현대의 아름다움이 과연 진정한지 묻는다.

오늘날은 현실의 부정성에서 벗어난 긍정적 유토피아, 조화롭고 평화롭고 자유로운 어떤 것이 아름답다.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배경을 날린 '셀카'는 매끄럽다. 그러나 저자는 배경과 함께 세계도 사라진다고 본다. "셀카는 공허한 형태의 자아다. 셀카는 공허를 재생산한다."(26쪽)

매끄러운 아름다움은 자본주의가 부추기는 소비문화에 종속된다. 매끄러움의 정도는 곧 작품의 가치로 환산돼 판매가격이 된다. 그러나 예술작품은 전시되고 거래되는 순간 가치를 잃는다. "미술관은 예술작품의 골고다 언덕이다."(104쪽)

우리는 언제부터 매끄러움을 아름답다고 여기기 시작했을까. 매끄러움을 미의 본질적 특성으로 끌어올린 사람은 18세기 영국의 정치사상가이자 미학자인 에드먼드 버크였다. 근대 미학 이전에는 부정성을 내재하고 전율과 경외, 공포까지 일으키는 숭고가 미와 분리되지 않았다. 오히려 미가 숭고의 경지에 이를 때 최고의 수준에 도달한다고 여겼다.

칸트 역시 미를 긍정성 안에 가두지만 향락적 향유의 대상으로 보지는 않았다. 대상을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바라본다는 '미적 무관심성'을 미학이론의 핵심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기서 예술을 소비하는 문화에 대한 저항을 찾아낸다.

저자가 구원하려는 아름다움은 매끄러움의 감각적 만족을 넘어 전율과 불쾌감을 주는 부정성까지 포괄한다. '피로사회' 등의 저서에서 보여준 현대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을 대입하면 저자의 의도에 좀더 다가갈 것 같다. "미는 욕망도, 관심도 사라지게 한다. 그러므로 예술은 모든 것을 소비와 투기에 종속시키는 자본주의와 화합할 수 없다."(84쪽)

문학과지성사. 이재영 옮김. 130쪽. 1만2천원.

매끄러운 아름다움은 진정한가…한병철의 예술론 - 3

dad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2 16: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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