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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쓴 박태원 일대기…'소설가 구보씨의 일생'

박태원 아들 일영씨 집필…관련 자료 총망라, 절절한 사부곡 담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천변풍경'으로 유명한 소설가 박태원(1909∼1986)의 일생을 그의 아들 박일영(77) 씨가 한 권의 회고록으로 정리했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생 - 경성 모던보이 박태원의 사생활'(문학과지성사)은 한국 문학에 큰 족적을 남겼으나 월북 이후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걸출한 작가 박태원의 기록을 집대성했다는 문학사적 의의를 갖는다.

아울러 역사의 모진 굴곡 속에 아버지와 일찍 생이별을 한 아들이 평생 가슴 속에 품어온 절절한 그리움을 노년에서야 담담하게 적어내려 간 특별한 사부곡(思父曲)으로도 읽을 수 있다.

박태원의 다섯 자녀 중 셋째이자 장남인 일영 씨는 열두 살까지 아버지와 살다 한국전쟁 중인 1950년 9월 아버지와 영영 헤어졌다.

일영씨가 실제 아버지를 옆에서 지켜본 시간은 짧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채 알지 못하는 아버지의 일생을 쓰기 위해 남아있는 모든 기록을 꼼꼼히 뒤져 아버지의 일대기를 완성했다.

크게 3부로 나눠 1부 '경성 모던보이의 탄생'에서는 박태원의 탄생부터 소년·학창시절, 동경 유학을 다녀와 모던보이로 경성을 주름잡던 시절, 결혼, 구인회 활동 등을 일영 씨가 집안에서 들은 이야기와 여러 기록, 박태원이 남긴 글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개화기 일찍부터 양약방을 낸 풍족한 집안에서 태어난 박태원의 유년과 젊은 시절은 어두운 구석 없이 밝게 그려졌다. 글을 깨치자마자 춘향전, 심청전 등 고전소설을 읽어대고 일본에서 들어온 영문소설까지 탐독하는 등 문학적 열정으로 타오른 그는 스스로 재능을 일찍 깨닫고 글 쓰는 일에 몰두한다.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역시 부유한 집안의 엘리트 신여성 김정애씨(일영 씨의 어머니)와 결혼해 다섯 아이를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결혼식에 문인 친구들이 장난스럽게 쓴 방명록, 특히 절친이었던 시인 이상의 글이 재미있게 읽힌다.

일영 씨는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한없이 자상한 아버지였으며 온 가족을 앉혀놓고 직접 고기를 굽고 김치찌개를 해먹일 정도로 살뜰하게 가족을 챙겼다고 기억한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생'과 '천변풍경'을 비롯해 각종 잡지와 신문에 글을 기고하는 등 작가로서 집필 활동도 왕성했다.

그러나 해방 이후 우리 현대사를 혼돈으로 몰아넣은 좌·우 대립과 전쟁이 박태원과 그 가족의 순탄했던 삶을 풍비박산 내버린다.

2부 '요동치는 역사의 한복판에서'는 박태원이 해방 이후 강제로 보도연맹에 가입했다가 한국전쟁이 나자 인민군에 끌려가 종군 작가가 되고 이후 북측이 남측 예술가들을 차출해 꾸린 '남조선문학가동맹 평양시찰단' 일원으로 북에 가기까지의 과정이 기록됐다.

남은 가족은 인민군이 물러가고 서울이 수복된 뒤 빨갱이 가족으로 낙인찍혀 갖은 고초를 겪는다.

3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에는 박태원의 월북 이후 삶을 담았다. 일영 씨가 수차례 이산가족 상봉 프로그램에 참여해 만난 박태원의 북한 가족들에게서 들은 이야기, 건네받은 사진과 기록 등을 토대로 아버지의 치열한 창작활동을 더듬었다.

책의 뒤표지에는 박태원의 둘째 딸 소영 씨의 아들, 즉 외손자이자 일영 씨의 조카인 영화감독 봉준호가 쓴 특별한 감회가 적혀 있다.

"아들이 아버지에 대해 쓴다는 것, 어릴 적 헤어진 아버지에 대해 쓴다는 것. 전쟁과 분단으로 빼앗겨버린 아버지에 대해 쓴다는 것. 그것은 무척 아름답고도 처절한 글쓰기이다. (…) 저자는 마침내 이 한 권의 책으로 아버지를 다시 만나고야 만다."

아들이 쓴 박태원 일대기…'소설가 구보씨의 일생' - 2

min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2 16:3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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