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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핵무장 대비"…美워싱턴서 `한미일 핵공동관리론' 대두

전략예산평가센터, 나토식 모델 거론 "핵기획·공유협약 검토해야"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핵위협을 막기위해 독자적인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한·미·일 3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0)의 모델처럼 핵을 공동관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워싱턴 내에서 제기됐다.

이는 이른바 '핵우산'으로 불리는 미국의 핵 확장억지 정책과 아·태 지역 내 동맹의 틀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주장이어서 앞으로의 논의 동향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독립적 초당파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펴낸 '2차 핵시대의 확장억지: 지정학, 확산, 그리고 미국안보의 미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에번 브레이든 몽고메리 선임연구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에서 전략예산평가센터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독자적 핵무장 시나리오를 예방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은 통합된 핵기획그룹과 핵공유협약을 포함하는 유럽의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만일 한국과 일본이 미국이 어떻게 핵작전을 수행하고 핵무기 제공에 직접적 역할을 할 의도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 아마도 두 나라는 독자적 핵무기 개발 대안을 포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된 핵기획그룹과 핵공유협약은 현재 나토 가맹국 일부가 구축한 핵 공동관리 체제를 말하는 것으로, 이를 본떠 한·미·일 핵 공동관리를 모색하자는 취지이다.

"한일 핵무장 대비"…美워싱턴서 `한미일 핵공동관리론' 대두 - 2

보고서는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전통적 접근을 벗어나는 것이지만, 두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해 실전에 배치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보다 선호될 것"이라며 "한·미·일 3국의 핵기획과 공유협정은 한국과 일본 사이의 긴장을 극복하고 더 가까운 협력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미국이 아·태 지역에서 자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양자동맹 관계를 형성해 마치 자전거 바퀴 모양을 나타내는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의 동맹 틀을 변화시켜 나토와 같은 다자적 집단안보체제의 속성을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간에는 긴장과 경쟁이 상당히 강한데다가, 역내 강국인 중국의 위협에 대한 인식이 서로 다른 탓에 나토식의 집단안보체제를 구성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집단안보체제를 위해 '허브 앤 스포크' 체제를 포기하려는 유혹을 느낄 것이지만, 일본과 한국이 북한만을 겨냥한 좁은 의미의 집단안보체제 구축에 동의할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하고 "(집단안보체제의 성격에다) 양자적인 핵기획과 공유협약을 가미한 혼합형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이 같은 핵 공동관리 체제에서는 핵에 대한 미국의 통제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난 일본과 한국은 핵무기 재고는 양국 사이에 주요한 불안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한·미·일 3국 핵공동관리 체제가 구축될 경우 유사시 대비한 핵무기의 보관장소는 미국 자치령인 괌이 유력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핵무기 보관장소를 어디로 삼을지가 딜레마"라며 "핵무기를 전진 배치하지 않으면 위기대비용 또는 억지용으로서의 효용성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반면에 핵무기를 전진 배치할 경우 공격에 취약하고 정치적 논란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지역적으로 중립지대에 있는 괌에 배치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되면서 한국과 일본이 독자적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공격에 버티면서 반격을 가할 수 있을 정도로 크고 안전한 핵무기 재고를 구축하는데 성공한다면, 특히 미국 영토를 향해 핵무기를 발사할 능력을 갖춘다면, 그때 한국의 정책 당국자들로서는 미국이 실제로 자신들을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지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한국은 저강도 도발에 대응해 독자적 핵무기 역량 개발을 유익한 수단으로서 고려할 것 같다"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해군함정을 격퇴하거나 유인도에 포격 도발을 할 경우를 가정해볼 때 한국으로서는 핵무기가 군사적 대응의 폭을 넓혀 북한의 공격을 억지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는 "일본의 경우는 전략적 계산이 다르다"며 "중국의 점증하는 군사적 힘을 따라잡을 수 없고 미군이 효과적인 재래식 억지력을 제공할 수 없다면 일본의 당국자들은 소규모 핵억지 능력 확보가 급격히 무너지는 군사적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풀이했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과 일본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을 감안할 때 어느 한쪽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또 다른 쪽으로서는 이를 따라가려는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rh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1 22: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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