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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분수령에 선 아베…경제 앞세운 선거전 구상

참의원서 개헌 기준선 3분의 2 확보 여부 주목
전후체제 탈피 완성할까…아베 장기집권 가늠할 선거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경제를 전면에 내세운 채 헌법 개정 가능성을 탐색하는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1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소비세율 인상(8→10%)을 2년 반 연기할 것이며 이것이 그간의 약속과는 다른 것이므로 참의원 선거를 통해 국민의 신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에 야당은 증세연기 자체가 아베노믹스(아베 내각의 경제정책)의 실패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다음 달 참의원 선거 자체는 경제정책에 주로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개헌 분수령에 선 아베…경제 앞세운 선거전 구상 - 2

◇ 개헌 분수령 참의원 선거…3분의 2 확보할까

이번 선거 결과는 아베 총리가 '필생의 과업'으로 규정한 개헌 구상의 실현 가능성을 좌우한다.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중의원과 참의원 각각 전체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참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 또는 다른 야당까지 합해 개헌에 찬성하는 세력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게 될지가 관건이다.

전체 참의원 의석 242석 가운데 절반인 121석에 해당하는 의원을 이번에 새로 뽑는다.

이번 선거의 대상이 아닌 나머지 121석 가운데 자민당이 65석, 공명당이 11석으로 76석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번 선거에서 양당이 86석을 얻으면 3분의 2에 해당하는 162석에 달한다.

중의원에서는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이미 전체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4월 실시된 NHK의 여론조사에서 개헌이 필요 없다는 의견이 31%,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27%로 나오는 등 일본 여론은 개헌에 그렇게 호의적이지는 않다.

이 때문에 선거판이 개헌보다는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짜이는 것은 아베 총리의 개헌 구상 실현을 위해서는 차라리 나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의식했는지 아베 총리는 1일 기자회견 역시 경제 문제에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했으며 개헌 문제는 질문을 받고서야 '중·참의원에서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는 취지로 톤을 낮췄다. '성동격서'인 셈이다.

개헌하려면 국민 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결국에는 유권자의 지지가 필요하지만, 참의원 선거에서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면 아베 총리는 개헌의 1단계 문턱을 넘는 셈이다.

집권 자민당에서는 개헌과 관련해 여러 항목이 논의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아베 총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전력 보유, 무력행사, 전쟁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개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패전국으로 국제사회에 복귀한 일본은 헌법 9조를 개정하면 전후체제를 벗어나 군대를 보유하고 전쟁도 할 수 있는 보통 국가가 된다.

아베 총리는 앞서 헌법 해석을 바꿔 일본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타국이 공격당했을 때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일본이 무력으로 대신 반격할 수 있도록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는 법률의 정비를 주도했다.

개헌은 그가 추구해 온 전후체제 탈피 작업의 완성이다.

개헌 분수령에 선 아베…경제 앞세운 선거전 구상 - 3

◇ 아베 초장기 집권 가능성 엿보나…유권자 판단 주목

이번 참의원 선거는 이미 장기 집권 대열에 접어든 아베 총리가 초장기 집권의 가능성을 살피는 저울이기도 하다.

우선 이번 선거 결과에 의해 아베 총리의 정치적 구심력의 세기가 좌우된다.

1일 기자회견에서는 연립 여당이 이번에 선거대상이 되는 의석 121석의 과반(61석 이상)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이번에 일본 총리가 쓸 수 있는 결정적 카드인 중의원 해산을 하지 않았으며 2018년 9월 예정된 자민당 총재 임기 종료를 앞두고 적절한 시점에 이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임기인 총재를 한 번만 연임할 수 있도록(합계 6년) 한 자민당 당규를 개정해 아베 총리가 임기 연장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아베 총리는 임기 중 유치한 2020년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나 2019년 10월로 연기한 소비세 증세 문제를 자신의 손으로 매듭짓는 것 등을 명분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

제1야당인 민진당을 비롯한 4개 야당은 소선거구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하는 등 '아베 독주' 정치를 막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유권자의 판단이 특히 주목된다.

2012년 12월 아베 총리가 재집권한 원동력은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다.

정권 출범 3년 반이 되도록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기 회복을 실감하지 못한다'는 답변이 우세하다.

증세를 연기한 것 역시 경기의 흐름이 선순환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아베 총리가 의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유권자 사이에는 아베노믹스 외에 달리 대안이 없다는 인식도 꽤 팽배하며 아베 정권은 이를 선거 전에서 최대한 활용할 것이 예상된다.

또 최근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보육원 부족 문제나 지진 피해 지역의 부흥 등 민생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권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히로시마 방문 및 피폭자와의 만남,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 한일 정부 간 일본 군 위안부 합의 등을 외교실적으로 부각할 전망이다.

작년에 아베 정권이 주도한 안보법률 제·개정 등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으나 유권자의 투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올해 참의원 선거부터 투표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졌으며 이들의 판단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sewon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1 19:1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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