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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작품 팔릴까 걱정…'갖고싶은' 그림 그리고파"

'흙수저 출신 인기작가' 문형태, 진화랑에서 10주년 기념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10년 전 홍대 놀이터 앞에서 직접 디자인한 액세서리를 팔던 젊은 청년은 이제 미술계에서 손꼽히는 인기 작가가 됐다.

부모님이 직접 만들어준 비닐하우스를 작업실 삼아 그림을 그리던 그는 이제 경기도 양평에 번듯한 작업공간을 갖고 있으며 식당을 하다 망한 부모님께 살 집을 마련해주는 경제적 여유도 생겼다.

최근 개막한 전시회에선 불과 나흘 만에 62점 중 14점이 팔려나갔고 나머지 작품도 '완판'이 예견된다.

지난달 28일부터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진화랑에서 '생각하는 잠수함'전을 진행 중인 작가 문형태(40)의 이야기다.

1일 오후 진화랑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작가는 "지방대를 나왔고, 대학원을 나오거나 유학을 하지도 않았다. 그림으로 먹고살지 못할까 봐 홍대에서 장사도 했다. 저야말로 진짜 흙수저인데 여기까지 왔다"면서 "돌아보니 내 힘으로 이룬 것은 없다. 다 주변의 도움 덕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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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그가 작가 활동을 시작한지 10주년을 맞이한 것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개최한 개인전 이후 1년 만에 여는 전시회지만 10년 새 벌써 32차례나 개인전을 할 만큼 부지런하기로 유명한 작가답게 이번에도 100호(162.2㎝×130.3㎝)짜리 대형 그림인 '마술사'(Magician)를 비롯해 회화, 드로잉, 오브제 등을 다수 선보인다.

전체 전시품 62점 중 절반가량이 신작으로, 1년 동안 그가 얼마나 작업에 매달려 있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작가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작업공간은 바뀌었지만 온종일 작업실에 갇혀서 그림만 그리는 것은 똑같다. 전시회 제목처럼 작업실은 마치 잠수함 같아 한번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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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소재나 작업 방식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인간 군상을 마치 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단순한 형태로 풀어내면서도 붉고 푸른색을 적절히 섞어 강렬함을 살려내는 특징이 이번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황토를 섞은 물을 먼저 캔버스에 펴발라 흙물이 든 캔버스에 작업을 하는 기법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작품 분위기는 다소 바뀌었다. 작가는 "어렵던 시절에는 그림이 다소 어두웠는데 이제는 밝고 어두움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마음가짐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이게 쌀이 될까 안될까, 그림이 팔릴까 안 팔릴까 걱정하는 부분이 있었지요.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사고 싶다'가 아니라 '갖고 싶다', '갖고 싶다'를 넘어 '나도 그리고 싶다'라고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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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그림은 여전하지만 작가의 작업환경은 180°바뀌었다. 대학 졸업 후 생계를 위해 디자인 용품을 만들어 팔던 그의 첫 전시회는 그의 디자인을 보고 반한 팬들이 후원하다시피해 열어준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갤러리마다 그의 전시회를 유치하려고 러브콜을 보내는 인기 작가가 됐다.

작은 소품이 수백만원대에, 대형 작품은 수천만원대에 거래된다. 높은 가격에도 그의 작품을 찾는 이들이 줄을 섰다.

진갤러리 관계자는 "전시회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는데 벌서 14점이 팔려나갔다"면서 "생각보다 많이 팔려 중간에 전시작을 일부 교체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작가는 이런 인기가 다소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 그림이 귀엽거나 예쁜 것은 아니어서 이런 반응을 얻을 줄 몰랐다. 제 그림이 솔직히 그로테스크하지 않느냐"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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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동년배 작가들 중 소위 '잘나가는' 축에 속하지만 그의 작품 속에선 어렵던 시절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번 전시에선 그의 그림 속 캐릭터가 마치 액자 밖으로 걸어나온 것같은 오브제도 다수 포함됐다.

문 작가는 이 오브제를 가리키며 "택배박스로 만든 것들"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30살이 될 때까지 34번 이사했다. 그래서 집이란 마치 머무는 곳이 아니라 탔다 내리는 자동차 같았다. 디자인 일을 할 때도 카메라 케이스, 연필 케이스 같은 걸 많이 만들어 팔았는데 그런 것도 (어린시절 자주 이사한 경험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이번에 택배박스로 오브제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구시대적 작가"라고 표현한 그는 외부 평가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계속 작업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쫓겨서 작업을 했는데 10년째 이어지다보니 이 작업을 왜 하는가가 중요하지 않다. 계획을 세워서 작업하지않고 그냥 오늘 하루 또 붓질하는 그런 작가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올 9월에는 부산에서 또 한번의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전시는 6월 18일까지. 문의 ☎ 02-738-7570

luc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1 17:1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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