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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한-미 통상 마찰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법률시장 개방을 재차 촉구하고 기업 규제 완화를 압박해 한국과 미국의 통상 마찰이 우려된다. 그는 지난 1월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완전 이행을 내세워 법률시장 개방을 요구해왔다. 이번에는 이에 더해 한국에서 기업들이 사업하기 어렵다며 자동차 부문 등의 규제 개선을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이 2~4일 한국을 방문해 유일호 부총리와 대면할 한·미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2010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에 온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 이후 5년 반 만에 방한하는 루 장관은 원화 환율, 통상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대선 와중에 보호주의 무역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미국 공화당의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극단적 보호주의를 표방해, 한·미 FTA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주요 대미 무역흑자 국가들이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한국을 "경제괴물"로 표현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도 보호주의 민심에 편승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비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이 때문에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쪽이 승리하더라도 무역 정책이 보호주의적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이미 지난 4월 한국을 환율 조작과 관련해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함으로써 한국의 환율 정책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한국은 관찰 대상국이 됨으로써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우려가 커졌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거나 해서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기업의 신규투자를 받을 때나 한국 기업이 미국 정부와 계약을 맺을 때 불이익을 받는 등 제재를 당할 수 있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경제이고, 미국은 한국의 제2 수출 시장이다. 한국은 미국과 통상 마찰을 피하려면 적절한 경제, 통상 논리와 법률을 갖추고, 우리의 입장을 미국 측에 최대한 충실히 이해시켜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원화 가치의 상승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일방적이고 반복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는데도 경상수지 흑자와 대미 무역흑자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돼 정부가 환율 정책을 미국에 제대로 설명했는지 의문시됐다. 최근에는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철강제품에 최대 48%의 반덤핑관세를 매기면서 해당 업체가 제출한 자료는 참고하지 않은 채 불리하게 덤핑마진을 산정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클린턴과 트럼프 가운데 누가 대선에서 이기든 한국에 대한 통상 압력이 가중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트럼프 선거캠프의 좌장 격인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31일에도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240% 증가했다며 한·미 FTA 때리기를 계속했다. 수출이 역대 최장인 17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하는 등 가뜩이나 어려움을 더하는 상황에서 미국 시장마저 빗장이 걸리면 한국 경제가 입을 타격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미 통상 마찰이 일지 않도록 일상적으로 관리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1 16: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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