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공부위 조치후 유관기관 불러 준설선 처리 논의
부산국토청 "엔진실 외벽에서 파공부위 확인"
파공부위 조치후 유관기관 불러 준설선 처리 논의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낙동강 남해고속도로 구포낙동강교 주변 수면에서 발견된 기름띠는 강바닥에 침몰해 있던 준설선에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4대 강 사업이 끝난 뒤 6년째 방치됐던 준설선 엔진실 외벽에 파공이 생기며 엔진실에 잔류해있던 기름이 샌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지방국방국토관리청은 지난달 31일 잠수부를 투입해 기름띠 오염원을 파악하는 조사를 진행했다고 1일 밝혔다.
국토청은 이 조사에서 준설선 '안정호'의 선미 우측 하단에 있는 엔진실 외벽에서 지름 3㎝가량의 파공을 확인했다.
이 파공에서 엔진실에 잔류해 있던 기름이 수면으로 유출되는 장면도 포착됐다.


한 국토청 관계자는 "파공 부위는 보조물로 막고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어 선박이 운행되던 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당시에는 보조물이 제 기능을 하다가 최근 알 수 없는 사유로 인해 보조물이 떨어져 나가며 파공 부위가 노출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정호는 낙동강에 4대강 사업이 시작될 때인 2009년 강바닥 모래를 퍼 올리려고 투입된 156t급 준설선이다.
길이 28m, 폭 9m, 높이 2.4m로 2011년 낙동강 5공구 사업이 끝난 때부터 강 한쪽에 방치됐다.
2012년 9월에는 태풍 산바로 불어난 강물에 선박이 떠밀려 구포낙동강교를 들이받으며 침몰했다.
국토청은 2014년 안정호의 유류탱크를 떼어내고 나서 잠재적 오염원을 제거했다며 선박 인양 등 침몰선 처리를 사실상 방치해왔다.
국토청은 정확한 기름 유출량과 유출기간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기름 유출이 침몰 선박 엔진실 기계에 묻어 있던 잔류 기름 탓이어서 유출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는 어민들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어민들은 "기름 유출은 벌써 몇 달 전부터 있었고, 날씨가 맑은 날이면 강 위를 떠다니는 기름띠를 어김없이 볼 수 있어 유출량이 적지않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을 때도 최대 20m에 이르는 기름띠 3개가 관찰돼 잔류 기름으로만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만약 기름 유출이 어민들 주장대로 몇 달 전부터 발생한 것이라면 방치 선박을 주기적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토청이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국토청은 우선 파공 부위에 목제 쐐기를 박아 기름이 유출되지 않도록 임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주중 내로는 수중실리콘으로 파공 부위를 완전히 메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준설선에 잠재적 오염원이 남아 있는지에 대해서 추가 조사도 벌이겠다고 밝혔다.
준설선 처리 등 선박 인양과 관련해서는 3일 공유수면관리를 담당하는 부산 북구 등 관할 지자체 담당자들과 함께 회의를 열어 대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rea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1 15:0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