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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르포> 이란 의회 개원식…연합뉴스 한국언론 중 첫 취재

송고시간2016-05-28 18:50

외국 언론인 300명 몰려…의회 본회의장 개방 이례적

상임위 배분 '제비뽑기' 이채…여성 의원은 좌석 따로 배정

모하마드·호메이니 거명 땐 '알라이히 아살람'(그에게 평화를) 나직이 연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28일(현지시간) 테헤란 남부에 있는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사당 주변엔 오전 6시30분부터 평소엔 볼 수 없는 외국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제10대 의회 개원일인 이날 이례적으로 외국 취재진에게 개원식 현장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세 차례 소지품 검사를 받고 휴대전화를 맡긴 뒤 의사당의 본회의장 방청석으로 안내됐다.

본회의장으로 향하는 길엔 외국 취재진을 위해 마련한 '환영한다'는 영문 안내판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란 현지 매체의 한 기자는 "이란 현지 언론엔 종종 의사당을 개방하는 데 외국 언론에까지 공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출입증을 나눠주는 의회 직원은 이날 취재를 신청한 외국 언론은 300여명으로, 한국 언론 가운데는 연합뉴스가 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직 의회 의장이 선출되지 않은 탓에 본회의장 내 의장석엔 의원 중 최연장자인 압둘 하셰자미가 앉아 임시 의장을 맡았다.

그를 보좌하는 임시 의회 사무총장 2명은 최연소 당선 의원이 맡았는데 모두 여성이었다.

이란 일간지 소속 기자는 "임시이긴 하지만 의장과 사무총장 세 명 모두 중도·개혁파"라고 귀띔했다.

의장과 사무총장 자리의 큰 테이블 주변엔 49명의 사진이 둘러싸여 있었다. 이들은 전쟁 등에 참전했다 사망한 의원들이다.

본회의장의 규모와 자리 배치는 한국의 국회의사당과 비슷했다. 이란 의회 의원 수는 290명으로 한국보다 10명 적다.

좌석은 의장석을 중심으로 한 동심원 모양의 반원 형태였는데 모두 7줄이었고 4개 분단이 통로를 경계로 나뉘었다.

10대 의회는 여성 의원이 18명이나 당선돼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여성 의원의 좌석은 두 번째 분단의 앞쪽 두 줄에 따로 모아 놓았다.

좌석은 따로 마련됐지만 남녀 의원들은 스스럼없이 인사를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소셜네트워크에 히잡을 쓰지 않은 사진을 올려 헌법수호위원회가 당선을 취소한 여성 후보 미누 칼레기는 개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의 당선은 최고지도자가 최종 결정한다.

제10대 의회의 개원식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쿠란 낭송으로 시작됐다.

최고지도자의 연설이 대독됐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직접 개원식에 참석해 축사했다.

한국 국회와 달리 대통령의 의회 연설 중간이나 끝에 박수를 치진 않았다.

의원들은 연설 또는 의장의 진행 중 이슬람 예언자 모하마드와 이슬람혁명 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 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아랍어로 "알라이히 아살람"(그에게 평화를)을 2∼3차례 나지막이 연호했다.

새로 의회에 입성하게 된 의원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책임을 다할 것을 신에게 맹세한다"고 선서했다.

한국 국회의 다른 점은 탈(脫)권위적인 모습이 자주 엿보였다는 것이었다.

축사에 나선 고위 정부인사들은 연설을 시작하면서 짤막한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고 '의원님'이라는 존칭 대신 '어거에'(영어로 미스터)라는 일상적인 호칭을 사용했다.

이는 신 앞에 모두 평등하다는 이슬람의 정신을 따른다는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의회 상임위원회 배정 방식이었다.

한국 국회와 달리 16개 상임위는 제비뽑기로 의원들이 배분됐다.

사무총장이 은색 항아리에 담긴 의원의 이름표를 뽑아 상임위가 구성됐다.

이는 정당제와 전문성을 고려한 비례대표 제도가 없는 이란 의회의 특성때문이다.

개혁, 중도, 보수 등 정파는 구분되지만 정당이 없어 이런 식으로 상임위가 짜여도 편향성 시비가 없다는 게 의회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의회 관계자는 "무작위로 상임위가 구성되면 의원이 이해관계에 얽힐 가능성이 작아진다"며 "이런 방법 외에 한국은 다른 좋은 수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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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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