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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마천루 조명 쇼, '중국에 도발' 논란에 중단

송고시간2016-05-28 12:54

'일국양제' 종료까지 남은 시간 표현…중국 서열 3위 장더장 홍콩 방문과 겹쳐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홍콩 마천루를 화려하게 수놓은 조명 쇼가 중국 본토를 자극한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작한 지 5일 만에 중단됐다.

AP통신,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예술가 샘슨 웡과 제이슨 램은 홍콩 최고층 건물인 118층짜리 국제상업센터(ICC) 외벽에 2047년 6월 1일까지 몇 초가 남았는지 나타내는 LED 조명 쇼를 기획했다.

2047년 6월 1일은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끝나는 날이다. 홍콩은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확립된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50년간 자치권을 보장받는다.

약속한 일국양제 기간이 끝나고서 홍콩이 중국에서 분리할지, 중국 통제 아래로 들어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17일부터 ICC는 매일 밤 약 1분간 1초에 1씩 줄어드는 9자리 숫자가 깜빡이는 거대 카운트다운 시계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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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나오기 전에는 왕가위 감독 영화 '아비정전' 대사인 "이 1분을 기억한다" 등 정치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문구가 영어와 중국어로 등장했다.

웡과 램은 쇼를 시작한 다음 날 숫자의 의미를 밝혔다. 카운트다운이 정치적으로 미묘한 메시지를 담았으며, 홍콩의 운명에 대한 불안감을 가장 눈에 잘 띄는 건물에 표현하려 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이런 의미가 알려지면서 '2047 카운트다운'이 중국에 대한 정치적인 도발이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했다.

특히 중국 공산당 권력 서열 3위인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홍콩을 방문한 시기에 쇼가 열려 파문이 커졌다. 작가들은 시기가 겹친 것은 우연이라고 해명했다.

카운트다운 조명 쇼는 홍콩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세력에 경고를 던진 장 위원장이 묵은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위치에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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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아트 전시를 의뢰한 홍콩예술개발위원회(HKADC)는 처음에 작품에 숨겨진 메시지는 작가의 뜻이라며 존중했다. 그러나 논란이 일자 결국 지난 22일 카운트다운 조명 쇼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성명에서 "작가들이 전시 책임자나 위원회와 상의하지 않고 전시 제목과 설명을 바꿨다"며 "이들이 애초 합의한 사항을 어기는 무례를 범해 우리의 직업을 위태롭게 하고 앞으로 공공장소에서 작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작가들은 반박 성명을 내 "전시 제목인 '지금 우리의 60초 우정이 시작한다'는 바뀐 적이 없고 쇼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숫자에 대한 해석만 추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시를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작품 해석을 막으려는 시도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정당하지 않은 작품 철거는 예술을 위협한다"고 반발했다.

결국 다음 달 22일까지 매일 밤 홍콩 야경을 장식할 계획이었던 거대 카운트다운은 논란 속에 5일 만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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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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