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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폐허가 생태 공동체로 탈바꿈…도봉구 '숲속애'

송고시간2016-05-28 08:11

함께 텃밭 일구고 아이들 대상 생태 놀이 교육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 북한산 둘레길 근처 '으스스한' 폐허를 함께 쓰는 공동체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마을 모임이 있다.

1980년대 도봉구 쌍문동의 이웃사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드라마 '응답하라 1988'도 떠오른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을 들여다보면, '사람 냄새'뿐 아니라 녹색 '풀내음'까지 물씬 난다.

바로 도봉구 마을공동체 '숲속애(愛)' 이야기다.

28일 서울 도봉구 등에 따르면 '숲속애'는 2011년 1월 마을 주민 대여섯명이 모여 만든 '그리고 만들며 놀자'라는 소박한 놀이 소모임에서 시작됐다.

지은림 사무국장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아스팔트가 아닌 숲 속에서 노는 것을 추구한다"며 "산기슭에서 나비도 잡고, 텃밭에서 호미로 흙도 판다. 이러한 환경 자체가 아이들 성장의 훌륭한 밑거름"이라고 말했다.

마을 폐허가 생태 공동체로 탈바꿈…도봉구 '숲속애' - 2

주민들은 이후 '놀이 모임'을 '생태 공동체'로 키우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그리고 이를 위한 터전을 고민하던 중, 방학동 북한산 인근 폐가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쓰레기와 불법 폐기물이 오래 쌓여 있는 데다 비행 청소년들이 자주 찾는 우범지대로 전락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이듬해 십시일반으로 1천만원을 모아 이곳을 소유한 한 종친회로부터 땅을 빌렸다. 그리고 땅 일부는 공동체 텃밭으로 일구고 폐가는 리모델링에 나섰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13년 10월 숲 속 생태 놀이터가 문을 열게 됐다.

동네 어르신으로부터 농사 노하우를 전수 하여 텃밭을 일궜고, 장 담그기·전통주 담기·김장 담기 등을 통해 주민들이 하나 되는 시간도 가졌다.

또 매주 4회 마을 아이들을 상대로 한 생태 놀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종종 마을 주민들이 직접 꾸미는 문화 공연도 연다. 이웃 간의 끈끈한 정이 사라져 가는 풍토 속에서 마을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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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애'는 올해 2월 협동조합으로 등록해, 70여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행사에 참여하는 마을 주민은 400여 명에 이르며, 앞으로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숲속애'는 이 같은 '풀뿌리 마을 혁신'을 인정받아 2014년에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이 선정한 혁신 사례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 사무국장은 "앞으로 더 많은 주민이 이 공간과 공동체를 활용했으면 좋겠다"며 "'숲속애'를 통해 '나'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우리'로 마음을 넓혀갔으면 한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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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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