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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돌아왔네요"…무관에도 활짝 웃은 박찬욱

송고시간2016-05-25 18:28

칸 초청작 '아가씨' 국내 첫 공개… "자식세대까지 봐주는 영화 만들고파"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칸 국제영화제에 갔다가 상도 못 받고, 고배만 마시고 빈손으로 돌아온 박찬욱입니다."

칸 국제영화제를 마치고 돌아온 박찬욱 감독은 25일 서울 CGV왕십리에서 열린 '아가씨'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인사말을 던졌다.

간담회에는 박찬욱 감독과 주연배우인 김민희, 하정우, 김태리, 조진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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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에서 수상하지 못한 아쉬움이 묻어나긴 했지만, 박찬욱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아가씨'가 175개국에 팔리며 역대 한국영화 최다 수출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상은 못 받았지만, 거의 모든 나라에 수출됐어요. 감독 입장에서야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안 끼치면 했으면 하는데 수출이 많이 돼서 큰 걱정을 덜었습니다."

'올드보이'와 '박쥐', 그리고 '아가씨'까지 세 차례나 칸의 레드카펫을 밟은 박찬욱 감독.

이제는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오른 만큼 감독으로서의 포부도 커졌다.

그는 "초기에는 관객이 많이 오면 좋겠다는 욕심으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점점 관객에게 오래 기억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자연스럽게 품게 됐다"며 "내 작품이 100년 후에도 상영되는, 거기까진 안 바라더라도 적어도 10년, 20년 후 자식세대까지 봐주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가씨'는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아가씨 '히데코'(김민희)와 그녀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작전을 꾸미는 '백작'(하정우), 백작과 거래한 하녀 '숙희'(김태리), 그리고 아가씨의 후견인 '코우즈키'(조진웅) 간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국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모두 3부로 나뉘는데 각 부에서 시점을 이동하며 조금씩 진실에 다가간다.

자신의 영화 중 가장 '얌전한 작품'이라고 소개한 박찬욱 감독은 "한 사건을 다른 눈으로 봤을 때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는 데 매력을 느꼈다"며 "진실을 알고 봤을 때와 모르고 봤을 때 같은 사람도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가씨'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된 부분은 바로 아가씨 역의 배우 김민희와 하녀 역의 김태리 사이에서 벌어지는 동성 정사장면이다.

김민희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과 신예 김태리의 대담한 연기는 관객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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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두 여배우의 정사 장면은 서로 대화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며 "일반적인 욕망의 분출이 아닌, 서로 대화하고 교감하고 배려하는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민희는 "콘티가 정확하게 짜여 있었고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 정확히 있었다"며 "감정에 충실해서 잘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가씨'는 본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류성희 미술감독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벌칸상'을 받는 성취를 이뤘다. 벌칸상은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중 미술, 음향, 촬영 등의 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 작품의 아티스트를 선정해 주는 번외 상이다.

박찬욱 감독은 "벌칸상 수상은 류성희 미술감독이 이 일을 시작할 때부터 꿈이었다고 들었다"며 "내가 한 부분도 조금 들어있을 텐데(웃음), 축하하면서도 나도 덩달아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아가씨와 하녀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남자 배우들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조진웅은 그러나 "아가씨의 후견인으로서의 기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칸에서 어떤 기자가 '코우즈키'의 번외편이 보고 싶다고는 하더라"라고 웃었다.

하정우는 "영화 중 굴욕적이거나 아가씨와의 합이 매우 중요한 장면들이 있었는데 쑥스럽고 진땀도 많이 흘렸다'며 "상대 배우가 잘 해줘서 수월하게 잘 끝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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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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