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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화·안숙선 "첼로와 판소리로 춘향과 몽룡의 사랑가를"

송고시간2016-05-25 16:40

정몽구재단-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서 협연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사람의 마음 속 깊숙이 울림을 준다는 점에서 첼로와 판소리는 공통점이 있지요.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음악으로 좋은 무대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첼리스트 정명화(72)와 명창 안숙선(67)이 한여름 강원도 산촌에서 보기 드문 협연 무대를 펼친다.

한국 클래식과 판소리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만남은 8월19일 강원도 평창군 계촌리에서 열리는 '2016 계촌마을 클래식 거리축제' 개막공연에서 이뤄진다.

이 축제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작은 시골 마을인 계촌리와 전북 남원시 비전리를 각각 '클래식마을'과 '국악마을'로 지정하고 거장 음악가를 비롯한 음악인과 주민, 동호인들이 거리축제와 음악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음악 저변 확대와 인재 양성을 꾀하는 프로젝트다.

정명화와 안숙선은 각각 '클래식마을' 계촌리와 '국악마을' 비전리를 대표하는 음악 거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두 사람의 협연은 올해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정명화·안숙선 "첼로와 판소리로 춘향과 몽룡의 사랑가를" - 2

정명화와 안숙선은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협연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정명화는 "어릴 때 우리 음악을 포함해 다양한 장르를 접했지만 이후 몇십년간은 외국에서 서양음악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20년 전 한국으로 돌아와 정착할 무렵에 판소리를 제대로 경험하고 가슴 깊이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그 전에는 첼로가 노래를 제일 잘하는 악기라고 생각했는데 판소리도 그렇더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후 다양한 무대에서 국악과의 만남을 시도했는데 즐거운 경험이었고 외국 사람들의 반응도 좋았다"며 "이번에 평소 존경하던 안숙선 명창과 두 장르를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 외국에 가지고 나가도 통할 수 있는 음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숙선은 "첼로의 깊은 소리가 판소리와도 잘 맞는 것 같다. 최근 정명화 선생의 무대를 뒤에서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심금을 울리는 판소리의 느낌을 첼로를 통해서도 받을 수 있었다"고 공감을 표했다.

그는 "판소리는 제대로 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대중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다양한 장르와의 만남을 통해 판소리의 영역을 확대하고자 했다"며 "첼로와 함께하는 이번 무대를 비롯해 다양한 공연으로 판소리를 선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함께 연주할 곡은 임준희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음악작곡과 교수가 이번 협연을 위해 만드는 '판소리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세개의 사랑가''다.

판소리 가운데 가장 널리 사랑받는 '춘향가' 중에서 '사랑가'를 모티브로 한 3악장짜리 곡으로 판소리는 춘향, 첼로는 이몽룡 역할을 맡아 대화하듯 주고받는 서정적 선율과 흥겨운 리듬을 통해 둘의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다.

임 교수는 "우리 전통 성악의 정수인 판소리와 서양 클래식 음악의 정점에 선 현악기인 첼로가 만나는 지점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클래식하지만 세련되고 현대적이면서 한국의 맛과 멋이 있는 곡으로 만들어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를 살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는 '2016 비전마을 국악 거리축제'(6월17∼19일)와 '2016 계촌마을 클래식 거리축제'(8월 19∼21일)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판소리 동편제의 본고장인 비전리에서 열리는 '비전마을 축제'는 안숙선 명창과 피리 명인 곽태규, 철현금 명인 유경화, 젊은 소리꾼 이자람, 앙상블 시나위, 남원시립농악단 등의 무대로 채워진다.

'계촌마을 축제'에서는 첼리스트 박상민, 9인조 스카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계촌초교 학생들로 구성된 계촌별빛 오케스트라, 계촌중학교 오케스트라 등의 다양한 공연이 마련된다.

지난해 시작된 계촌초교 오케스트라를 대상으로 한 한예종 출신 강사들의 마스터클래스도 올해 3월 다시 시작돼 11월까지 이어진다. 이 과정은 이정익 감독에 의해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만들어져 내년 제천국제영화제에 출품될 예정이다.

주국창 계촌 클래식마을 추진위원장은 "작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인구 490명에 고랭지 채소 농사를 짓던 작은 마을이 변하기 시작했다. 폐쇄 위기에 놓였던 학교가 살아나고 지역발전의 계기도 마련됐으며 무엇보다 주민의식이 변했다"며 "기반시설을 더 마련해 지속가능한 프로젝트로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영학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이 프로젝트는 일상에 문화적 가치를 심고 인재를 양성하며 지역 문화 발전을 도모하자는 세 가지 취지로 마련됐다"며 "3년 계획 프로젝트 가운데 2회째를 맞아 더 풍성한 내용을 선보이고자 한다. 또 그 성과에 따라 지속·확대 여부를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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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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