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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상시청문회법, 부작용 우려 씻을 보완 필요하다

송고시간2016-05-25 17:16

(서울=연합뉴스) 국회 상임위의 청문회 대상 확대를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상시 청문회법)을 둘러싼 정치권 안팎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재계 등에서는 그간 국회 청문회에서 일부 국회의원이 보여준 '갑질' 행태를 이유로 상시 청문회법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이 법의 위헌적 요소를 지적하면서 여야 간 법리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25일 이 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 대응방침을 논의하는 등 공조 강화를 다짐했다. 19대 국회의 '레임덕 세션'에서 통과된 국회법 개정안이 20대 국회가 열리기도 전에 여야 간 극한 대치를 불러오는 쟁점이 된 상황이 심히 걱정스럽다. 국회법이 정한 20대 국회 개원일(6월 7일)이 임박했지만 원 구성 협상은 제자리걸음이다.

상시 청문회법이 시행되면 말 그대로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이 마음만 먹으면 365일 언제든지 청문회를 열 수 있다. 지금까지 국회 청문회를 보면 여야를 막론하고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고 검증하기보다는 증인과 참고인들을 무차별적으로 불러다 호통치고 면박을 주는 방식으로 '길들이기'하는 경우가 적잖았다. 장·차관이 출석하면 그 밑의 많은 공무원이 청문회장에 줄줄이 대기하는 바람에 장시간 행정 공백이 생기는 일도 다반사였다. 재벌총수의 출석 문제를 두고 여야 간 줄다리기를 하는 것도 너무나 익숙한 청문회 풍경이었다. 이런 낡은 청문회 문화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상시 청문회'의 부작용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이런 걱정과 우려가 나오는 데는 여야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악용·남발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증인을 추궁하고 호통만 치는 국회가 아니라 더 넓게 그리고 깊게 들으면서 국가적 현안에 대해 지혜를 모으는 국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도 상시 청문회에 대한 부작용 우려를 인식하고 있는 만큼 청문회의 구태(舊態)를 일신하고 내실 있게 '정책청문회'를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제도적 보완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필요하다면 여야가 부작용을 줄일 수 있게 개정 국회법의 재개정도 생각해볼 수도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상임위에서 청문회를 활성화하는 대신 국정감사를 폐지하자고 제안한 것도 함께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여당과 야당 간 대립이 심해질수록 청와대의 고민은 깊어질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국빈 방문길에 올랐다. 다음 달 5일 귀국 전 해외 순방 중에 개정 국회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이야기도 있는 모양이다. 현재론 언제, 어떻게 결론을 내릴지를 속단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청와대 기류라고 한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법리나 원칙론에만 얽매이지 말고 정국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거부권을 행사하면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치적 대립이 격화되고 모처럼 기대되던 소통과 '협치' 분위기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것이다.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국내외의 상황이 엄중한데 이후 정국 경색이 몰고 올 여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20대 국회가 시작되는 이달 30일 이후로 공포를 미뤄 개정안을 자동폐기시키자는 주장도 새누리당 일각에서 있다는데 이는 법 해석 문제를 넘어 정도(正道)가 아니라는 비판을 사기 십상이다. 정파의 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타협의 정치'를 정치권에 다시 한 번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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