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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삶, 서구 시각을 벗고 날것 그대로 보다

송고시간2016-05-25 16:29

쑨거 에세이집 '중국의 체온' 발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눈에 비친 중국인의 이미지는 '유커'(遊客)로 굳어졌다. 명동과 동대문, 얼마 전에는 한강 시민공원까지 '점령'했고 다소 시끄럽게 느껴진다. '짝퉁'과 '벼락부자'의 천국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톈안먼(天安門) 유혈시위와 인권·언론 탄압을 떠올린다.

'중국의 체온'을 쓴 쑨거(孫歌)는 일본과 한국 등 동아시아가 바라보는 중국의 모습이 냉전시대 서구의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중국 지식인으로서는 드물게 동아시아를 지적 화두로 삼아온 그는 자신의 직접 경험을 토대로 평범한 중국 사람들의 삶과 생활을 풀어낸다.

쑨거가 바라본 중국 민중은 개혁개방에도 맹목적 소비문화를 거부하고 전통과 조화를 꾀하는 역동적인 사람들이다. '산자이(山寨) 문화'가 대표적이다. 일종의 모조품인데 흔히 생각하는 짝퉁이나 해적판과는 다르다. 법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긴 하지만 유명 브랜드의 권리를 훔치지는 않는다. '닮았지만 똑같지는 않게' 만들어 저렴하게 판다.

"권위를 대체하려는 야심도 없고 실력도 없다. 권위의 독점상태를 상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권위의 절대성을 무너뜨린다"(26쪽)

중국인은 일본인을 싫어한다는 게 통념이다. 그러나 쑨거는 최근 방영된 TV드라마를 보면 중국 사회에서 일본의 이미지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중일전쟁 직후가 배경인 드라마에는 생활의 터전을 빼앗은 군인이 아닌 하층 농민으로서 일본인이 등장한다. 쑨거는 "오랫동안 일본인의 이미지란 거의 전쟁시기 일본군인의 야수 같은 모습 뿐이었다"며 "생활인으로서의 일본인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은 중국사회의 확실한 변화를 나타내고 있었다"(187쪽)고 말한다.

중국인의 삶에서 문화대혁명을 빼놓을 수 없다. 그도 유년 시절 둥베이(東北) 지방 농촌으로 하방(下放)당한 적이 있다. 이제 환갑이 넘은 쑨거는 어릴적 둥베이 지방에서 만들어먹던 찹쌀팥떡을 찾아다니며 문화대혁명의 경험에는 고통 뿐만 아니라 추억도 있음을 깨닫는다.

"장밋빛이나 잿빛을 포함한 여러 색이 섞여 혼돈으로 가득 찬 중국이 있고 이것이 평범한 생활인에 의해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245쪽)

창비. 김항 옮김. 252쪽. 1만4천원.

중국인의 삶, 서구 시각을 벗고 날것 그대로 보다 - 2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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