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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광주대단지사건' 실태조사 대신 피해지원 선회

송고시간2016-05-25 16:33

시의회 실태조사·명예회복 조례안 부결…방향 수정 재추진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45년 전 서울 판자촌 주민들을 경기 광주(지금의 성남시)로 강제 이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광주대단지 사건'의 진상규명 작업이 재검토에 들어갔다.

실태 조사를 거쳐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추진하려던 애초 계획에서 실태 파악과 피해 지원 쪽으로 방향타를 조정한 것이다.

25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의회 행정기획위원회는 24일 상임위를 열어 '광주대단지사건 실태조사 및 성남시민 명예회복에 관한 조례안'을 여야 동의로 부결했다.

시의원들은 "조례 제정의 필요성에 큰 틀에서 동의하지만 상위법에 근거가 없는 부분을 수정하는 등 종합적으로 재검토해 다음 회기에 재상정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국가 사무를 지방자치단체가 나설 경우 권한 침해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신중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건 원인과 배경을 놓고 논란이 있으나 정부와 사법기관이 형사처벌한 사안을 지자체가 나서 실태조사와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의회 행정기획위 이재호(새누리당) 위원장은 "전문위원 검토를 보면 당시 국가의 공권력 행사에 따라 사법적 판단을 받았다"며 "상위법과 상충하는 부분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제34조와 제36조는 진실규명사건 피해자의 피해 및 명예의 회복은 국가의 의무이며, 그에 대한 조치 주체도 국가로 명시해놓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11조와 제22조를 보면 지자체의 사무 처리범위를 제한하고 있으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해 조례를 제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법령 검토를 거치고 조례안을 수정한 다음 오는 9∼10월 다시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남 '광주대단지사건' 실태조사 대신 피해지원 선회 - 2

이 사건은 서울시 무허가 판자촌 철거계획에 따라 경기 광주군 중부면 일대에 조성한 광주대단지(1973년 성남시로 분리)로 강제로 이주당한 10만여명이 1971년 8월 10일 생존권 대책을 요구하며 벌인 집단 저항이었다.

수도, 전기, 도로, 화장실 등 기본적인 생활기반시설은 물론 생계수단조차 없는 곳으로 내몰린 상황에서 토지대금 일시 납부와 세금 징수를 독촉받자 성남출장소를 습격해 일시 무정부 상태가 됐다.

당시 사건으로 주민 22명이 구속돼 형사처벌을 받았고 '폭동'이나 '난동'으로 규정돼 이주민의 상처로 남았다.

강제 이주사업의 후유증으로 성남시 수정·중원구는 아직도 열악한 주거환경과 기형적인 도시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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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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