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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미술작품의 자리를 대신하다…'김소라 프로젝트'展

송고시간2016-05-25 15:29

황병기·강태환 등 8인의 음악으로 만든 '소리 콜라주'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공간에 울려 퍼지는 황병기 명인의 가야금 소리. 그 뒤를 잇는 손경호의 드럼 소리와 그 위에 얹힌 박민희의 애끓는 정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오브제가 아닌 소리만으로 전시공간을 채운 독특한 미술 전시회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25일 개막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기도 과천 이전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무릎을 뚫고 턱으로 빠지는 노래 - 김소라 프로젝트'는 비디오, 사운드, 설치, 퍼포먼스 등을 활용해 인간과 주변 세계에 대한 열린 해석을 시도하는 김소라(51) 작가의 '소리' 전시다.

김 작가는 이번에 10대의 스피커만으로 전시공간을 채웠다. 스피커에서 퍼져나오는 각기 다른 소리가 전시작인 셈이다.

음악 작업에는 황병기(가야금), 강태환(색소폰), 계수정(피아노), 박민희(정가), 방준석(전자기타), 손경호(드럼), 최태현(전자음악) 등 8명의 음악가가 참여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각기 다른 8개의 소리는 음악감독 장영규의 후반작업을 통해 하나의 소리로 재구성됐다. 이들이 만들어진 소리는 따로 또 같이 자유롭게 교차하며 일종의 '콜라주'처럼 펼쳐진다.

완성된 음원의 길이는 8시간 분량이다. 어떤 관객이 8시간동안 전시장에 머문다면 매 순간 다른 소리를 듣게되는 것이다.

대형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소리는 관람객에게 청각을 넘어 촉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소리가 미술작품의 자리를 대신하다…'김소라 프로젝트'展 - 2

전시 제목인 '무릎을 뚫고 턱으로 빠지는 노래'는 작가가 이번 전시를 위해 음악가들에게 한 주문사항이기도 하다.

김 작가는 음악가들에게 이번 작품의 지향점을 '비움의 소리'라고 명시하고 "모든 계획과 의지를 내려놓고 소리가 온전히 신체를 관통하도록 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김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비움의 소리'에 대해 "내가 소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가 나를 온전히 사용하도록 소리의 흐름 위에 몸을 던져 부유하는 일이다. 의지를 버리고 아무런 계획을 하지 않은 채 소리가 나를 뚫고 빠져나가도록 온전히 내버려두는 일이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든 욕심과 욕망을 비우고 비움의 상태가 되는 것이며 소리가 내 몸을 통과하도록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이전에도 수산시장, 식당 주방 등에서 채집한 소리를 작품 일부로 활용하는 등 소리를 매개로 한 작업을 선보였다.

미술관 관계자는 "선구적인 현대 미술가들이 소리를 미술 내부로 수용한 이래 이제 동시대 미술가들에게 소리는 흥미로운 매체가 됐다"며 "김 작가가 음악가들과 시도한 '비움의 소리'는 이러한 사운드 아트의 맥락과 연동되면서도 독특한 지점을 점유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7월 10일까지. 관람료는 무료.

소리가 미술작품의 자리를 대신하다…'김소라 프로젝트'展 - 3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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