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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재벌가 손자야" 재벌가 행세하며 결혼빌미로 예단비 뜯어

송고시간2016-05-25 12:00

부모 역할 대행 알바써서 상견례하고 청첩장도 찍어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역할대행 아르바이트까지 동원해 재벌가의 혼외 외손자로 행세, 결혼을 빌미로 20대 여성에게서 돈을 뜯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재력가인척 하면서 결혼을 약속하고 1억원 상당의 예물과 예단비를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모(35)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또한 경찰은 김씨에게 돈을 받고 재력가 부모인 행세를 하며 범행을 도와준 또 다른 김모(59·여)씨와 이모(60)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학습지 방문 교사였던 김씨는 리스로 외제차량을 구매해 굴리고 다니면서 외제차 동호회 활동을 했는데, 회원 중에 전문직들이 많자 얼떨결에 자신을 의사라고 밝혔다.

동호회 회원으로 부터 요가강사 A(27·여)씨를 소개받은 김씨는 A씨에게 자신은 국내 유력 재벌가 오너의 장인인 유명 대부업체 회장의 혼외 외손자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의사로 재직중이라고 속였다.

김씨는 2004년에 결혼해 자녀까지 둔 유부남에, 학습지 교사도 그만둬 무직인 상태였지만 위조한 통장과 아파트 매매계약서를 보여주고 역할대행 아르바이트까지 동원해 재벌가 자제 행세를 했다. 그는 잔고 62만원 짜리 통장을 포토샵으로 교묘히 위조해 잔고 118억원 짜리로 둔갑시켰고, 위조한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보여주며 청담동에 신혼살림을 차릴 40억원 짜리 아파트를 샀다고 거짓말을 했다.

김씨는 자신이 물려받은 유산이 수백억대라고 주장하면서 철저하게 거짓말을 이어갔다.

'재벌 도련님 사칭'…억대 결혼사기꾼 구속

[앵커] 결혼식을 앞두고 신혼집을 알아본 뒤 청첩장까지 찍었는데, 예비신랑의 직업과 가족,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재벌가 외손자라고 속여 억대의 금품을 뜯어낸 3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신새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3년 10월, 외제차 동호회에서 만난 두 사람. 35살 김 모 씨는 자신이 재벌가의 혼외 외손자이며 대학병원 의사라고 속였습니다. 물려받은 돈이 수백억원이라며 보여준 예금 잔고증명서와 외할아버지 회사에서 무상 제공된 고급 외제 승용차의 차량 등록증, 그리고 '고문변호사'로 저장된 사람과의 대화내용을 과시하듯 자랑했지만,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이곳 청담동의 39억원대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함께 둘러보고, 위조된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보이는 치밀함까지 선보였습니다. 결혼을 약속한 뒤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뜯어낸 명품 시계와 예단비 등은 1억 원에 이릅니다. 피해 여성의 신고로 결혼식 날짜를 다시 정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김 씨와 가짜 부모 행세를 한 이들은 경찰에 긴급체포 됐습니다. <유명균 / 서울 강남경찰서 지능팀장> "체포된 현장에서 가짜 엄마는 "야 왜그러냐. 무슨 경찰이냐. 너가 무슨잘못을 했느냐"며 체포될 때까지 가짜 엄마, 가짜 아빠 역할을 충실히 하며 범행을 도왔습니다." 조사 결과, 김 씨는 12년 전 결혼해 1명의 자녀를 둔 유부남이었고, 6개월 방문 학습지 교사로 일한 뒤 무직상태였습니다. 경찰은 김 씨를 구속하고, 80만원을 받고 가짜로 부모 역할을 대행한 2명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카톡/라인 jebo23

그는 전문 대여 업체에서 수시간 동안만 빌린 고급차로 재력을 과시했고, 업체 측에 차를 갖다 줄 때 자신을 '도련님'이라고 불러줄 것을 미리 요청하기도 했다. 역할대행 전문 사이트에서 부모역할을 해 줄 사람을 고용해 상견례도 했다.

A씨는 김씨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결혼을 약속, 1년 6개월 동안 교제를 이어갔으며, 김씨는 A씨로부터 2014년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예물 명품 시계 구입비와 예단비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뜯었다.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 작년 4월 결혼식을 하자며 청첩장까지 찍었지만 김씨는 결혼 2주전 갑자기 어머니가 위암수술을 한다는 둥 핑계를 대며 결혼을 차일피일 미뤘고 A씨는 결국 이런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김씨가 비슷한 범행을 또 저질렀는 지 등 여죄를 계속 수사중이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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