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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도 책임감이 있다(?)…'서민의 기생충 콘서트'

송고시간2016-05-25 10:14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중남미 해안의 기생충 시모토아 엑시구아(Cymothoa exigua)는 물고기의 혀에 구멍을 뚫고 피를 빨아먹는다. 특이하게도 혀가 떨어져나가면 물고기의 입 속에 남아 혀 역할을 대신한다. 다른 물고기로 옮겨가지도 않는다.

기생충학 전공인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는 이 기생충의 '책임감'을 높이 평가해 '착한 기생충'으로 선정했다. "혀를 없앤 건 분명 잘못한 것이지만, 그 뒤의 행동이 후세의 귀감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신간 '서민의 기생충 콘서트'는 이렇게 기생충 21종의 '생존기'를 엮은 책이다. 서 교수는 기생충들을 생활 방식에 따라 '착한 기생충', '독특한 기생충', '나쁜 기생충'으로 나누고 특유의 우스개를 섞어 소개한다.

기생충들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머릿니'는 독특한 기생충으로 분류됐다. "기생충이면 몸 안에 들어와 살지, 왜 머리에 붙어서 이 난리인가? 게다가 대부분의 기생충은 적당한 양을 섭취하며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데, 머릿니는 너무 많이 먹다가 장이 터져서 죽는 경우가 많으니 그야말로 별종이다."(184쪽)

구충은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계의 드라큘라'지만 착한 면도 있다.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쓰이고 앞으로 항응고제 역할까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반면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파울러자유아메바'는 '나쁜 기생충' 1위로 꼽혔다.

책에 실린 기생충 대부분이 일반인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서 교수의 필력 덕분에 읽는 데 막힘이 없다. 특별부록으로 '기생충 자가검사법'도 실렸다.

서 교수는 2013년 '서민의 기생충 열전'을 출간하고 대중매체에도 활발히 기고하며 '기생충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그는 책 서문에 "필생의 역작"이라며 "학생이던 저를 꼬일 때 교수님이 했던 '21세기엔 기생충의 시대가 온다'는 예언이 실현되면 좋겠다"고 썼다.

을유문화사. 376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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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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