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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있는거니…수십년째 생사 모르는 실종아동 수만명"

송고시간2016-05-25 06:15

실종아동찾기협회 "실종아동찾기 위한 정부 지원 턱없이 부족해"

서울 양천구 사단법인 실종아동찾기협회에 실종아동 명단과 사진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양천구 사단법인 실종아동찾기협회에 실종아동 명단과 사진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꿈에는 4살 딸 아이 모습이 나와요. 장성해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겠지만 제 기억에는 4살 딸밖에 없어요."

세계실종아동의날인 25일 실종아동찾기협회에 따르면 서맹임(62·여)씨는 1988년 9월 서울 중랑구 망우리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딸 김은신(당시 4세)씨를 잃었다.

서씨는 "실종 당시 현장에 딸과 함께 있던 남편에게서 딸이 사라졌다는 말을 듣는 순간 하염없이 눈물만 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서씨는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이후 딸을 찾으려고 터미널과 인근에 전단을 붙이며 수소문을 했지만 허사였다.

서씨는 "애 아버지는 딸을 잃어버렸다는 죄책감에 술에 빠져 살다가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며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현재 30살이 넘었을 딸의 생사만이라도 알고 싶다고 기도하고 있다.

1964년 외삼촌 집에 놀러 갔다가 동생 오종하씨를 잃어버린 오종욱(65)씨 역시 동생을 챙기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50여년을 살았다.

오씨는 "어머니 심부름에 동생을 데리고 갔는데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사라졌다"며 "아버지는 임종 때도 '꼭 찾아야 한다'는 당부를 하시며 제대로 눈을 감지 못하셨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달까지 실종신고가 접수된 18세 미만 아동은 모두 9만7천679명이다. 그러나 대부분 소재가 확인돼 107명만 실종 상태다.

그러나 수십년 전부터 따져보면 실종 아동은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기원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는 "수십년 전부터 행방을 알 수 없는 이들을 포함하면 전국에 실종아동이 수만명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종자들이 여전히 많은데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찾으려 하지 않아 가족들의 고통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가족들이 개인적으로 아이를 찾기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많다"며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찾으려 노력하다 결국에는 반 포기한 채 한 많은 삶을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실종아동 107명…"수사 전담팀 구성해야"

실종아동 107명…"수사 전담팀 구성해야" [앵커] 지난 2012년 이후 실종돼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아이는 100여명이 넘습니다. 한해 평균 20여명 넘는 것인데 실종 부모들은 경찰이 전담 수사인력을 배치해 아이를 찾아주길 소원하고 있습니다. 배삼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988년 겨울 6살의 나이로 실종된 신규진 군. 어머니 강영자 씨는 놀이터에서 사라진 신 군을 찾아 섬마을은 물론 해외 주요 입양국까지 샅샅이 수소문했습니다. 살아 있다면 서른 중반이 돼 있을 나이. 이제는 어딘가에 잘 살고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강영자 / 신규진군 어머니> "찾아 올까봐 아직까지 살던 집을 팔지 못하고 있고, 이번에 DNA 검사도 다시 했어요. 내가 찾기가 힘들고 우리 아들이 찾을 때를 기다리고…" 18살을 넘어 찾을 수 없게 된 실종자는 어림잡아 수천명. 경찰청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달까지 18살 미만 아동의 경우는 107명이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CCTV나 스마트폰이 흔한 세상이 됐지만 여전히 잃어버리는 아이가 줄지 않고 있는 겁니다. 실종신고가 들어오면 경찰이 즉각 수사에 나서지만 실종 48시간이 지나면 장기실종으로 분류돼 전담팀 운영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실종후 12시간이 지나면 못찾을 확률은 58%, 다시 하루가 지나면 68%, 일주일 뒤에는 89%로 올라갑니다. <서기원 /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 "장기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범죄와의 연관이 없다고 보면 아이가 어디에 갔겠어요. 범죄와 연관돼 있지 않을까 추측하죠." 실종자 부모들은 미국처럼 18세 미만 아동의 경우 전문수사인력을 투입해 찾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카톡/라인 jebo23

그러면서 "실종 아동을 찾는 데 복지부가 투입하는 예산이 1년에 9억8천만원뿐이라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마저도 실종자 가족에게 지원되는 것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종자 가족에게 1년에 130만원 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지만, 실종 이후 생긴 질병에만 해당하고 이를 증명해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은 아이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지내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결국 가족이 해체되는 2차 비극으로 이어져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천신만고 끝에 실종된 아이가 돌아와도 아이가 입었을 피해를 수사할 수 없는 현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수십 년 만에 실종 아동을 찾아도 과거 당했던 폭행·상해 등의 범죄 피해는 공소시효가 끝나 수사하지 못한다"며 "실종 아동에게는 별도의 공소시효를 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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