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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미디어> "긴 기사는 싫어"…스마트 시대 독자들 인내심 없어

송고시간2016-05-25 07:30

미국 PBS, 장편 다큐 유튜브용으로 제작 실험…200만명이나 시청디지털 독자 붙잡으려 안간힘, 인스타그램·VR 영상에도 도전


미국 PBS, 장편 다큐 유튜브용으로 제작 실험…200만명이나 시청
디지털 독자 붙잡으려 안간힘, 인스타그램·VR 영상에도 도전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내 아이들은 화요일 밤 10시에 2시간짜리 다큐멘터리를 보려고 사람들이 TV 앞에 앉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저스틴 비버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요."(앤드류 메츠·美 PBS '프론트라인' 실무 제작 책임자)

긴 호흡의 다큐멘터리와 글 기사를 읽는 독자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스마트 시대에 정보는 넘쳐나고 사람들은 인내심을 잃어간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로딩 시간이 2∼3초만 길어져도 독자들은 참지 못하고 곧바로 다른 기사를 찾아 떠난다. 신문·라디오·TV 등 기존 매체에 기반을 둔 전통 저널리즘은 떠나는 독자를 어떻게 붙잡아야 할까.

해외 언론들도 이 문제를 고심 중이다. 지난 19∼20일 SBS 주최로 열린 '2016 서울디지털포럼(SDF)'에서는 제임스 기어리 하버드대 니먼언론재단 부큐레이터와 프리랜서 언론인 등이 참석해 '스토리텔링의 진화'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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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분 다큐가 2분 영상으로…'프론트라인'의 새로운 실험

미국 PBS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프론트라인'(Frontline)은 최근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에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파리 테러 직후 '이슬람국가'(IS)와 관련된 장편 다큐멘터리를 3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 등에 올린 것이다. 사람들이 주로 휴대전화 소리를 끄고 본다는 점을 고려해 내레이션도 없애고 카드 형태로 자막을 달았다.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유튜브 영상은 순식간에 퍼져 2천200만 뷰를 찍었고 다큐멘터리를 본 사람은 약 200만명에 달했다.

앤드류 메츠 PBS 프론트라인 실무 제작 책임자는 "유튜브 용으로 제작한 짧은 다큐는 새로운 시청자를 프론트라인으로 끌어오는 효과를 냈다"며 "여러 플랫폼을 넘나들면서 시청자에게 다가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장편 다큐멘터리를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용으로 압축하는 일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1시간짜리 프로그램에서 2분가량만 떼어내 온라인에 올리는 것 이상의 노력과 작업이 필요했다.

메츠는 "유튜브나 디지털 공간에 적합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새로운 방식이나 언어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사람들이 실제로 영상을 어떻게 보는지 고려해 보도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프론트라인이 관심을 두는 분야는 가상현실(VR)이다. 이미 지난해 남수단의 기아를 다룬 360도 3D로 제작한 VR 영상물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곧 2D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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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를 잡자"…잡지 구독자는 600만명, 팔로워는 5천만명

다큐멘터리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잡지 구독자 수는 600만명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이보다 10배가량 많은 5천만명이다.

닐 쉐이 프리랜서 언론인은 고양이나 맛집 사진으로 가득한 인스타그램에서도 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냈다.

쉐이는 "인스타야말로 가장 성공적인 잡지"라며 "인스타 사용자들은 도심 내를 걸으며 이미지를 스크롤하고 눈뜨자마자 인스타부터 확인한다. 이처럼 즉각적인 플랫폼에 접근한다면 저널리즘은 강력한 수단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에 실은 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케냐 북부로 출장 갔을 때 찍었던 사진들을 개인 인스타 계정에 올렸다.

잡지에 못다 실린 사진들을 버리기 아까워 인스타에 짤막한 스토리와 함께 올렸더니 수십만개의 댓글이 달리고 1천만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쉐이는 "인스타그램에 스토리텔링을 했을 때 기존 인쇄 매체를 접하지 않던 젊은 세대의 독자들에게 다가갈 기회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미국 인구 3억2천만명을 넘어서는 4억만명의 인스타 가입자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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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기기는 곧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기기는 곧바로 새로운 플랫폼이 된다. 전문가들은 미디어 기업이 플랫폼에 적합한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와 실험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뉴욕타임스는 2013년 구글 글래스가 처음 소개됐을 때 가장 먼저 글래스용 뉴스 앱을 선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애플이 '애플워치'를 출시하자 뉴욕타임스는 발 빠르게 애플워치 전용 앱도 선보였다. 이 앱에는 1.32인치와 1.5인치 애플워치 화면에 적합한 스토리텔링 방법이 적용됐다.

독자들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뉴스를 한 줄로 빠르게 볼 수 있고, '다음에 읽기'(save for later) 기능을 사용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해당 기사를 계속 읽을 수 있다.

한운희 연합뉴스 미디어랩 기자는 "기존 콘텐츠를 단순 가공해 새로운 기기에 구겨 넣는 것만으로는 새로운 플랫폼이 만든 '사용자 경험'(UX)을 따라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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