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디지털스토리> 강남 살인사건 일주일, 우린 무엇을 말했나

송고시간2016-05-25 09:41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17일 새벽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4일 오전, 범행 일주일 만에 피의자 김모(34)씨는 범행 장면을 재연하는 현장검증을 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디지털스토리> 강남 살인사건 일주일, 우린 무엇을 말했나 - 1

언론진흥재단의 뉴스분석프로그램인 빅카인즈를 이용해서 그간 발생한 기사를 분석해 봤다. 기간은 17일부터 24일. 분석 콘텐츠 대상은 빅카인즈의 관계사인 중앙일간지 8개사와 경제지 5개사 등 총 13개 매체다. 키워드는 '강남 살인사건'. 일주일, 미디어는 어떤 뉴스를 쏟아냈고, 독자는 어떤 뉴스를 소비했을까.

◇관계도

강남 살인사건과 함께 관계가 된 연관어는 무엇이었을까. 인물과 조직, 장소 등 세 개의 대분류로 나눠 분석했다.

<디지털스토리> 강남 살인사건 일주일, 우린 무엇을 말했나 - 2

#1인물

피의자를 지칭하는 김씨, 김모씨 등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이름은 강호순이다. 끔찍한 오늘의 사건은 과거의 비슷한 사건을 끄집어내도록 만들었다. 강호순, 김길태, 오원춘 등의 흉악 범죄자의 이름이 나열된 이유는 하나다. 그들의 심리를 분석해 온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경감이다.

권 경감은 20일 열린 강남역 살인사건 2차 심리 분석에 합류했다. 그를 비롯해 이 사건에 투입된 프로파일러는 총 5명이다. 이렇게 프로파일러들이 대거 투입된 것은 사건 발생 첫날, 경찰이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는 김씨 진술을 언론에 밝히면서부터다. 이에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쏠림에 따라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기 위해서다.

강호순이 연관 인물로 떠오른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범죄자의 신상 공개 이슈 때문이다. 경찰은 2009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이후 2010년 4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을 근거로 흉악범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김씨는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나 24일 현증 검증 모두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린 채 나타났다.

사건과 언뜻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인물의 이름도 보인다. 방송인 곽정은(38)씨도 인물 관계도에 등장했다.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추모의 글 때문이다. 곽씨는 "아침부터 지금까지 우울하고 마음이 너무 안 좋다"며 "가슴 깊이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나타냈다. 이것은 다음 날까지 수차례 기사화되며 이슈를 낳았다.

#2장소

강남역, 서울지하철, 중앙로역… 이슈와 관계된 장소로 떠오른 이곳은 지하철이란 점 말고도 교집합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추모 장소라는 점이다. 강남역 10번 출구는 비극의 공간이자 위로의 공간이었다. 포스트잇에 애도의 글을 적어 남기는 방식의 추모 물결은 전국으로 퍼졌다. 서울 시청역을 비롯해 대구 중앙로역, 부산 진구 등 추모 장소가 모두 이슈와 관계된 장소로 떠올랐다.

미국이나 영국, 이란 등 다른 국가도 관계된 장소로 붙었다. 이유가 뭘까. 먼저 미국에서 발생한 유사 사건이 언급됐기 때문이다. 2014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어난 엘리엇 로저 사건이다. 그는 젊은 여성을 포함해 6명을 살해했다. 또한, 범행 전 유튜브를 통해 "금발의 여대생들을 죽이고 거리의 모든 사람도 죽이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유사범죄에 대해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처벌 방식을 소개한 것도 이유였다. 미국의 혐오범죄방지법이나 영국의 평등법 등 서구의 증오범죄방지 법안이 함께 이슈화된 것.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강남역 10번 출구를 찾아 '묻지마 살인'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박 시장은 23세인 희생자를 위해 23초간 묵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강남역 10번 출구를 찾아 '묻지마 살인'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박 시장은 23세인 희생자를 위해 23초간 묵념했다

#3조직

보건복지부가 이슈와 관계된 조직으로 떠오른 것은 23일 강신명 경찰청장의 기자간담회 때문이다. 강 청장은 "경찰관이 치안활동 중 정신질환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정신병원을 거쳐 지방자치단체에 신청해 '행정입원'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건복지부도 행정입원 조치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야간에도 행정입원 할 수 있는 병원도 복지부와 협의를 거쳐 지정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여러 의견이 나오면서 복지부가 이슈 관련 조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국회, 민주당, 새누리당 등의 정치 조직은 왜 함께 검색됐을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 정계 인사들이 강남역 10번 출구를 찾아서다. 이들은 추모 현장을 방문한 뒤 SNS 개인 계정에 현장 방문 사실을 알리면서 다시 한 번 이슈를 만들어 냈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은 트위터에서 "현장과 기억보존 조치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의 여성안전을 위한 대책을 점검하고 추가 방안을 살펴보는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가장 뜨거웠던 날

<디지털스토리> 강남 살인사건 일주일, 우린 무엇을 말했나 - 4

일주일 동안 해당 이슈가 가장 폭발적인 날은 언제였을까. 사건 발생 사흘 후인 20일이다. 17일 이후 매일 꾸준히 언급량이 증가했고 이날 뉴스량이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무엇이 네티즌들을 끓게 하였나.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열린 추모 물결이 최고조에 이르렀을뿐더러, 유명인들이 SNS를 통해 애도의 메시지를 남긴 것이 열기를 더했다. 동시에 "여성혐오 범죄다"와 "묻지마 범죄"등의 의견 대립이 일어난 것도 이유였다.

'강남 살인사건' 이슈는 다음 날 잠시 소강상태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24일은 피의자의 현장검증이 열리면서 20일 이후 가장 높은 언급량을 기록했다.

◇연관이슈는

<디지털스토리> 강남 살인사건 일주일, 우린 무엇을 말했나 - 5

"대부분의 시민은 피해자(희생자)를 추모했다. 포스트잇과 국화꽃을 이곳에 바치며 침묵 행진을 이어갔다."

연관이슈로 파생된 단어 중 굵직한 것을 모아 만든 말이다. 시민들이 가장 컸고 희생자 추모 역시 그에 못지않았다. '섬뜩', '참혹'이란 낱말로 이번 사건의 심정을 나타냈지만 동시에 '무사히' 돌아가길 바란다는 소망도 피력했다. 실제로 20일 서울 신촌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 참석한 조은정(28·여)씨는 "산속에서 홀로 살지 않는 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문제"라고 말했다.

사건의 장소인 주점 화장실을 말한 목소리도 컸다. 여혐이나 여성혐오 범죄 등의 가슴 아픈 말도 존재했다. 그러나 가장 많이 반복된 단어는 역시 '추모'였다. 추모 열기, 희생자 추모, 추모벽… 희생자를 위로하며 희망을 엿볼 수 있었던 연관이슈 분석이었다.

shlamazel@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