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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우발채무 1년 새 4조원 넘게 급증…건전성에 '경고등'

송고시간2016-05-25 06:11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보증업무를 취급해 온 국내 증권사들의 우발채무(장래 일정한 조건에 따라 빚이 되는 불확정 채무)가 1년 새 4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건설사들이 발행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에 신용보강을 해주고 수수료를 챙겨온 증권사들의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감독 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의 주요 우발채무 요인으로 꼽히는 채무보증액(ABCP·계열사 지급보증 포함)은 작년 말 기준 24조2천264억원으로 1년 전(19조8천906억원)보다 4조3천358억원(21.7%) 증가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작년 말 5조1천223억원으로 전년 말(3조6천327억원)보다 29% 증가했다.

3년 전인 2012년 말(1조2천712억원)과 비교하면 4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말 1조3천770억원으로 1년 새 47% 늘어났다.

현대증권은 2014년 말 2조462억원에서 작년 말 2조7천549억원으로 34%(7천87억원) 불어났다.

급증한 증권사 채무보증액은 건설사 ABCP에 제공한 신용보강액이 75%를 차지한다.

ABCP는 부동산 관련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이다. 주로 신용도가 떨어지는 건설사들이 수수료를 주고 증권사의 신용보강을 받아 발행한다.

저금리·박스권 장세에서 먹거리가 필요한 증권사들은 건설사 발행 ABCP에 신용보강을 해주면서 비교적 높은 수수료를 챙기는 영업을 해 왔다.

채무보증액이 많은 곳은 메리츠종합금융증권, NH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대우, 교보증권, 한국투자증권,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화증권, IBK투자증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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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들은 자기자본을 초과할 정도로 우발채무가 늘어난 증권사들을 주목하고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이 100%를 웃돈다"며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목했다.

우발채무 비율은 메리츠종금증권 295%, 교보증권 190%, 하이투자증권 169%, HMC투자증권 142%, IBK투자증권 118%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증권사는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폭탄까지 안고 있어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올해 2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8,000선을 밑돌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ELS를 발행한 증권사들도 상당한 손실 위험에 처했다.

H지수는 이후 회복세를 보이다가 23일 8,000선에 다시 근접할 정도로 떨어진 상황이다.

안지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손실이 날 것이라고 우려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자기자본 대비 자체 헤지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은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증권사들이 최근 몇 년간 특정 업무와 상품에 집중해 건전성 위험 수위가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보고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과거 저축은행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무분별하게 PF 대출에 집중했다가 결국 대규모 부실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다"며 증권사들의 위험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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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j9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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