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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가격 업소'가 사라진다…대구서 3년 새 70곳 줄어

송고시간2016-05-25 07:11

물가·임대료 오르고 지원은 미미…싼값으로 유지 어려워

"실질적인 효과 낼 대책 마련해야"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2013년 대구시가 착한 가격 업소로 지정한 모 음식점 주인 A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양질의 음식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내놓아 얻은 '착한 업소'라는 이름을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계속 착한 음식점을 꾸려가고 싶으나 식재료비에 건물 임대료며 경제적 부담이 늘고 있어서다.

장사라도 잘 되면 그럭저럭 이 간판을 계속 내걸 수 있을 텐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대구에는 착한 가격 업소가 2011년 155곳에서 이듬해 375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354곳, 2014년 304곳, 2015년 293곳 등 해마다 줄고 있다. 올해 들어 현재 282곳이다.

상대적으로 싼값에 음식이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 업주 모두 이득이 되게 하고 물가안정을 꾀한다는 취지로 지자체마다 2011년께부터 착한 업소 제도를 시행했다.

'착한 가격 업소'가 사라진다…대구서 3년 새 70곳 줄어 - 2

대구에는 음식점이 착한 업소 대다수를 차지하고 미용실, 세탁소 등도 들어있다.

업소들은 해당 지역 음식값, 서비스 요금의 평균 이하로 운영한다.

대략 6천∼7천원 하는 김치찌개 정식을 4천500원∼5천500원에 판매하는 등 다른 곳보다 1천∼2천원 더 싸다.

그러나 이것도 손님이 많이 올 때나 유지할 수 있는 가격대다.

경기침체로 손님이 줄어 낮은 가격이 업소 운영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업주들은 하소연한다.

재료비, 종업원 인건비, 건물 임대료 등은 오르기만 하는데 음식값, 요금 등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다 보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착한 업소 간판을 스스로 내리는 곳도 적지 않다.

대구에는 2013년에서 이듬해까지 장사를 그만둔 50곳 가운데 자진 취소가 13곳이다.

18곳은 장사가 안돼 휴업이나 폐업했다.

나머지 19곳은 기준에 미달해 자격이 박탈됐다. 슬그머니 가격을 올려받거나 위생 상태가 안 좋아 감시단에 적발된 경우다.

자격 박탈 업소가 비교적 많은 것은 자치단체 지원을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착한 가격 업소를 소개하는 소책자를 만들어 역, 터미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배포하고 있다.

매달 상수도 요금 2만원을 지원하고 정기적으로 쓰레기봉투 지급한다. 전기 안전점검을 하고 간판도 설치해 준다.

업주에 따라선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으나 이 같은 지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업소도 적잖다.

그러다 보니 '착한 가격' 규정을 어겨가며 영업을 하다가 적발되는 것이다.

여기에 높아진 소비자 눈도 한몫한다는 게 지자체의 설명이다.

값이 저렴해도 질이 낮으면 이런저런 통로로 소문을 내거나 민원을 제기한다.

착한 가격 업소의 영업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자체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자칫 몇 년 안에 착한 가격 업소가 하나도 남아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지금보다 지원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착한 업소 감소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충북 청주시는 금융기관 대출 금리, 보증수수료 일부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줄 방침이다.

경기도 의정부시는 쓰레기봉투에 세제, 앞치마, 옥외가격 표지판 제작비까지 대주고 시 홈페이지 등에 해당 가게를 소개해 주는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대구시 관계자는 "착한 가격 업소가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만큼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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