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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포위구도 구축…총부리 겨눴던 베트남에도 '무기 공급'

송고시간2016-05-23 23:30

일본-필리핀-베트남-미얀마-인도 이어가며 중국 군사굴기 견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껴안기…베트남과 안보협력 파트너십 구축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중국의 패권 확장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아시아 재균형'을 표방하며 미국 주도의 역내질서 구축에 필수적인 일본과 호주, 필리핀, 베트남, 인도 등을 적극적으로 껴안는 행보를 보란듯이 과시하고 나선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무기금수를 전면 해제한 것이 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조치다.

美, 중국 포위구도 구축…총부리 겨눴던 베트남에도 '무기 공급' - 2

베트남 종전 41년만에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관계를 완전 정상화한다는 명분 이면에는 베트남을 역내 안보질서 유지의 핵심 동반자로 삼으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

특히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군사굴기'를 시도하려는 중국을 견제하는데 베트남의 협력은 가히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안보적으로 동남아의 맹주이면서 갈수록 영향력을 키우는 역내 경제강국인 베트남을 끌어안지 않고는 역내에서 전략적 이익을 지키기 어렵다는 게 오바마 행정부의 판단임은 물론이다.

베트남이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중국과 외교적 갈등을 빚는 데 이어 군사적으로도 대립 국면에 놓여있는 현 안보상황이 무기금수 전면해제 발표를 재촉하게 만든 요인이기도 하다.

미국 내에서는 여전히 베트남의 인권상황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지만, 무기금수 전면해제 결정을 놓고는 공화당이 이끄는 미국 의회도 이 같은 전략적 이익을 고려해 점차 지지하는 쪽으로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분쟁 중인 국가를 껴안은 것은 베트남 뿐만이 아니다.

동맹국인 필리핀과의 군사협력은 갈수록 긴밀해지고 있다. 미국과 필리핀은 지난 3월 워싱턴 고위급 회담에서 미군이 필리핀 철수 24년 만에 다시 수비크만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를 다시 사용하는데 합의했다. 1992년부터 외국 군대 주둔을 금지했던 필리핀은 중국과 남중국해 분쟁이 격화되면서 미군을 다시 자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는 미국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에 올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인도는 이미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핵심 안보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달 7일 백악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대 중국 견제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양국은 올해안에 남중국해에서 합동 순찰을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도 미국이 중국을 염두에 두며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있는 국가다.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해 베트남을 방문했던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 22일 미얀마를 찾아 아웅산 수지 여사와 회담을 갖고 새로운 민주화 정권을 지지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17일 대 미얀마 경제제재 조치를 완화했다.

대중 포위구도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행보에 '정점'이 될 이벤트는 오는 26~27일 일본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다.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G7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군사 거점화에 대해 "현상의 변경을 시도하는 일방적 행동"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대한다"고 지적하는 공동성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이 같은 행보가 반드시 의미있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때문이다.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미국·동남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담에서는 '항행의 자유 원칙'을 담은 선언문이 채택됐지만, 선언문에서 중국을 지목하지도 못했고 남중국해라는 단어도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과 경제적 거래가 많은 일부 동남아 국가들의 반대가 컸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도 중국과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는 독일, 프랑스로 인해 중국이 명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쿠바와의 국교정상화, 이란과의 핵합의에 이어 이번에는 과거 총부리를 겨눴던 베트남과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이룸으로써 또 하나의 외교적 레거시(업적)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적대적 관계를 뛰어넘어 '실리'를 중심으로 외교관계의 틀을 새로 짜고 있는 것으로,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국제관계의 냉엄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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