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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 폐지됐지만…아내 내연남 상대 2천만원 승소

송고시간2016-05-23 16:45

법원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범위 벗어난 부정행위"

간통죄 폐지됐지만…아내 내연남 상대 2천만원 승소 - 2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지난해 간통죄가 폐지돼 바람을 핀 배우자와 상대방을 처벌할 수는 없었지만 아내의 내연남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낸 피해 남성이 2천만원의 손해배상을 받게 됐다.

23일 인천지법에 따르면 A(44)씨는 아내와 1999년 혼인 신고를 한 뒤 자녀 둘을 낳아 길렀다.

지난해 4월 A씨는 아내 B씨의 외도를 의심하던 중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우연히 확인했다. 녹화된 영상의 재생 버튼을 누르자 낯선 남성과 통화하는 아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블랙박스 녹화 음에서 등장한 낯선 남자는 아내를 '너'라고 부르며 일의 고단함과 숙취를 토로했다.

목소리만으로도 둘은 친밀해 보였고 각별한 사이가 아니면 주고받을 수 없는 대화였다.

아내는 그 주 토요일 내연남 C(41)씨와 몰래 만나 하룻밤을 같이 보낼 약속도 했다. 남편에게는 "버스 타고 지방에 다녀온다"고 둘러댈 심산이었다.

블랙박스를 통해 아내의 외도를 확신한 A씨는 문제의 토요일이 되자 집을 나서는 아내를 몰래 뒤쫓았다.

B씨는 남편이 미행하는 줄도 모른 채 집 근처에서 내연남의 승용차에 올라탔다. 이후 인천의 한 호텔에 체크인 했다.

A씨는 호텔로 들어간 아내에게 전화해 바람 피운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고, 그 사이 내연남은 타고 온 승용차를 호텔 지하주차장에 둔 채 사라졌다.

결국 부부의 깨진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고 올해 초 둘은 협의이혼했다.

A씨는 간통죄가 폐지돼 아내와 내연남을 처벌받게 할 수는 없었지만 대신 내연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62년간 존속한 간통죄 처벌 규정인 형법 241조에 대해 지난해 2월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내연남은 소송 과정에서 "B씨와는 정신적인 친구에 불과하다"며 "부정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외도를 부인했다.

인천지법 민사10단독 정원석 판사는 A씨가 아내의 내연남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정 판사는 "원고인 A씨에게 2천만원을 지급하라"고 내연남 C씨에게 명령했다.

재판부는 "각종 증거에 의하면 C씨는 유부녀인 B씨와 교제하면서 배우자가 있음을 알고도 연인과 유사한 관계를 맺었다"며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난 부정행위를 호텔 등지에서 시도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인 A씨 부부의 공동생활을 위태롭게 한 사실이 인정돼 정신적인 손해에 대해 위자료를 내야 할 책임이 C씨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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