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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극우득세는 전후 중도정치에 대한 사망선고"

송고시간2016-05-23 16:57

나치 후 오스트리아서 첫 극우수반 탄생 가능성

가디언 "극우후보 승패 관련없이 유럽은 이미 과거 회귀"

"유럽 극우득세는 전후 중도정치에 대한 사망선고" - 1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22일(현지시간) 치러진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 출구조사 결과, 극우파인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45) 후보가 무소속인 상대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나치 종식 이후 유럽에서 처음으로 극우 후보가 국가수반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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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 논평 기사에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되든 오스트리아 국민은 극우 정당에 완전한 승리를 던져준 것이라며 이는 "과거와의 단절인 동시에 과거로의 회귀"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유럽 각국에서 극우 정당과 정치인들이 부상한 것은 전후 중도정치에 대한 사망선고로 비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퍼는 이민자나 난민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주장하거나 무슬림 입국과 자유무역을 반대하고 자국 최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이유로 미국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되며 '오스트리아의 트럼프'로 불리고 있다.

오스트리아 자유당은 나치와 히틀러를 찬양한다고 공공연히 밝힌 외르크 하이더(1950∼2008)가 이끈 정당으로 2000년에는 집권당과 연정을 구성한 적도 있다.

당시 유럽연합(EU)은 자유당이 참여한 오스트리아 정부에 외교적 제재를 가해 사실상 고립시키는 강력한 조처를 했지만, 덴마크 등의 반대로 오래가지 못했다.

현재 EU는 28개 회원국이 모두 자국의 극우 대중영합주의자 정치인이나 국가주의 정당과 씨름하는 상황이라서 예전처럼 제재카드를 꺼낼 수도 없는 처지다.

핀란드의 '진정한 핀란드인당'(TF), 덴마크의 국민당,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스위스의 국민당, 프랑스의 국민전선, 폴란드의 법과정의당 등은 최근 몇 년 사이 유럽의 난민 위기와 반이민 정서에 힘입어 득세하거나 약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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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극우 세력을 더는 배척할 수 없다면 완전히 반대하거나 직접 손을 잡는 것이 남은 대안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처럼 극우정당을 고립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까닭에 엄연한 정치세력으로 인정하고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뜻이다.

신문은 높은 실업률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경제상황, 중앙정치의 내부 분열이 극우 정당의 득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정치적 무관심, 특히 젊은 세대의 정치적 소외도 유럽 정치지형 변화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배경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오스트리아에서 일어난 변화를 개별 사례로 소개했다.

오스트리아는 전체 인구 840만명의 1%를 넘는 9만여명의 난민이 몰려들어 망명을 신청하면서 국경을 폐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유당은 몇 년 전부터 난민을 공격하고 국수주의, 반이민 정서를 강조하면서 세를 불렸고 이번 선거 때 포퓰리즘 호소력을 극대화했다.

NYT는 여기에 최근 잇따라 발생한 난민들의 범죄, 난민에 대한 타블로이드 언론의 공격적 보도가 자유당의 승리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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