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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명퇴 거부자 '화장실 앞 근무'는 인격모독이다

송고시간2016-05-23 16:18

(서울=연합뉴스)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에게 비인격적인 대우를 한 기업이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고용노동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고된 후 복직판정을 받은 근로자 3명을 화장실 앞 책상에서 근무하도록 한 철강업체 휴스틸을 특별 근로감독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고용부에 따르면 휴스틸은 지난해 9월 회사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과장과 대리급 직원 98명에게 희망퇴직 명목의 사직을 요구해 87명의 사직원을 받았고 그중 10명이 다음 달 실제 해고됐다. 일자리를 잃은 10명 중 3명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고, 지난달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이들이 막상 회사에 돌아가 보니 근무하는 곳이 화장실 앞 1인용 책상이었다고 한다. 이들이 고용부에 진정을 내고서야 회사 측은 화장실 앞 근무를 중단시켰다.

화장실 앞 책상 근무는 당사자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모멸감을 줬을 것이다. 한 당사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회사가 너무 잔인하다. 내가 이런 회사에 다녔던 것이 맞나. 평생 잊지 못하는 그런 날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다름없다. 회사 측은 "화장실 앞에 근무시킨 것은 맞지만, 복직한 이들이 근무수칙 서명을 거부하고 일을 성실하게 하려는 의지가 부족해서 취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고용부는 노동위원회의 복직판정을 받은 근로자에게 화장실 앞 근무를 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부당하고 비인격적인 대우가 알려진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올해 초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모트롤은 명예퇴직을 거부한 40대 직원에게 대기 발령을 한 뒤 책상에 앉아 벽만 바라보게 하는 이른바 '면벽 근무'를 시킨 일이 알려져 거센 비난을 샀다. 또 지난달에는 조아제약이 부당해고 판정으로 복직한 직원에게 '면벽 근무'를 시킨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드러나 역시 고용부의 근로감독을 받았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지난 3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근로자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로 명예퇴직을 종용하는 사업장 등에 대해 특별 근로감독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자리는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마지막 보루로, 강제적인 명예퇴직 등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기업 내에서 일어나는 인격모독 행위에 얼마나 실효성 있는 조치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권을 유린하는 편법을 일삼는 기업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행위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화합을 가로막고 반기업 정서만 부추길 뿐이다. 기업이 경영상 필요에 따라 구조조정과 해고가 불가피할 때도 법과 규정에 따라 정당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참에 기업의 반인권적 행위는 처벌 규정을 강화해 아예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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