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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 거미손 엄현승 "기억해주는 분들께 보답해야죠"

송고시간2016-05-23 16:01

3년 공백기 딛고 신생팀 '대명 킬러웨일즈' 골리로 새 출발

(고양=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얼음판에 들어갔을 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게 저를 아직 기억해주고, 응원해주는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를 대표하는 수문장이었으나 지금은 잊힌 이름이 된 엄현승(32·대명 킬러웨일즈)이 다시 빙판 위에 선다.

엄현승은 23일 공식 출범한 대명그룹의 국내 3번째 아이스하키단 '대명 킬러웨일즈'의 골리로 제2의 아이스하키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성인 국가대표팀과 국내 최고 아이스하키팀인 안양 한라의 넘버원 골리에서 3년여의 공백기를 거쳐 이제는 신생팀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그의 각오는 남달랐다.

엄현승은 "더 절실해진 것 같다. 예전에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든다"며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고, 열심히 하다 보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또렷하게 말했다.

엄현승은 국가대표팀의 주전 수문장이었다.

2011년 4월 헝가리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디비전 1 그룹 A에서 세이브 성공률(SVS%) 0.874로 베스트 골리로 선정되는 등 경기력이 상승 일로였다.

하지만 그의 선수 인생은 한라에서 보낸 2012-2013시즌이 마지막이었다.

2013년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단이 부활해 많은 선수가 선수 생명 연장의 기회를 잡았으나 엄현승은 나이 제한에 걸려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해야 했다.

골리의 특성상 2년간 빙판에 서지 못하면 선수 생명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2015년 3월 전역한 엄현승이 돌아갈 곳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1년 넘는 공백기에도 개인 운동을 꾸준히 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연세대가 한 달 동안 일본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에도 참여하며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불투명한 상황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에게 마침내 기회가 왔다.

지난달 21~22일 '대명 킬러웨일즈'가 신입 선수 선발을 위한 트라이아웃(공개 테스트)을 개최한 것이다.

전성기 못지않은 발군의 기량을 선보인 엄현승은 트라이아웃을 통과하며 자신의 재능을 다시 꽃피울 기회를 잡았다.

그는 "제가 이 팀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물론 선수들을 끌어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하고 싶다. 그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치영 감독과는 하이원 시절 함께 선수 생활을 했다. 엄현승은 "지금은 감독님이고 저는 선수이기 때문에 지킬 것은 확실히 지켜야 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물론 아직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대명 킬러웨일즈는 엄현승과 이창민, 두 골리 외에 외국인 골리 한 명을 추가로 영입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시아리그 정규리그 경기만 해도 48경기에 이른다. 경기 수가 많은 만큼 메인 골리냐, 백업 골리냐는 중요하지 않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들어가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공백기 끝에 얼음판으로 돌아가게 됐는데,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며 "그게 아직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에게 취해야 할 첫 번째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빙판 거미손 엄현승 "기억해주는 분들께 보답해야죠" - 2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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