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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셜텍 "위기극복 해법은 R&D…지문인식 기술로 재도약"

송고시간2016-05-23 14:24

(성남=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회사가 어려워지던 와중에 1천억원 정도의 여윳돈이 있었는데 이 돈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돈은 물과 같아서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기 전에 마셔야겠다고 생각하고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했죠"

매출이 급감하면서 회사가 기우뚱하던 시기에 오히려 R&D센터와 생산시설을 확장하는데 공격적인 투자를 했고, 당시 쏟아부었던 투자금은 이제 빛을 보기 시작했다.

모바일 인식 기기로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크루셜텍의 안건준 미래전략 대표이사는 위기를 R&D로 극복한다는 진부하면서도 어려운 해법을 실천했던 경험을 풀어놨다.

크루셜텍 "위기극복 해법은 R&D…지문인식 기술로 재도약" - 2

2001년 창업한 크루셜텍은 광통신모듈을 취급하는 회사였다.

당시는 정보기술(IT)산업 분야가 화려하게 발전하던 시기였고 회사가 문을 연지 8개월만에 1천400억원규모의 계약을 따내는 등 회사는 쑥쑥 커갔다.

하지만 IT분야의 거품이 꺼지고 경기가 하락하면서 수주액이 바닥을 쳤고, 고민 끝에 광통신 모듈 사업부문을 포기하고 모바일 분야로 눈을 돌렸다.

위기는 회사를 다시 성장하게 했다.

크루셜텍은 광마우스의 원리를 이용한 옵티컬 트랙패드(OTP)로 눈을 돌려 휴대전화 등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면서 이 시장을 개척했다.

OTP는 스마트폰 전면에 들어가는 손톱만한 패드로 손가락을 갖다대 움직이면서 원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부품이다. 컴퓨터로 따지면 마우스 같은 기능을 한다.

당시 시장점유율이 높았던 블랙베리는 물론 HTC·샤프 등 거대 모바일 기업들이 모두 크루셜텍의 OTP를 앞다퉈 납품받기 시작했다.

문제는 크루셜텍 OTP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던 블랙베리와 HTC의 몰락이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들 업체의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지면서 그 영향을 고스란히 크루셜텍이 받게 된 셈이다.

안 대표는 "1·2등이 같이 무너지니 감당이 안됐다"며 "블랙베리의 입지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매출이 줄어드는 속도는 계산하지 못한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렇게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을 당시 손에 쥐고 있던 1천억원을 그대로 붙들고 있을 것인지 투자할 것인지 끊임없는 고민을 했고, 안 대표는 투자를 택했다.

'돈은 물 같다'는 것이 그의 지론인데 손에 물을 담으면 손가락 사이로 다 빠지기 때문에 그 전에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R&D센터를 짓고 베트남 생산공장을 키우며 정신없이 R&D에 매진하다보니 5년 만에 1천억원을 다 썼다.

연구인력도 300여명 수준으로 키웠다.

이렇게 R&D에 매진하며 공을 들인 것이 기존 OTP에 지문인식 기술을 더한 바이오매트릭 트랙패드(BTP)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매출에 큰 도움이 안됐지만 금융기관·공공기관뿐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에까지 지문인식 기능이 탑재되는 등 BTP 시장은 점차 커지면서 지금은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2014년 730억원 수준이었던 크루셜텍의 매출은 지난해 약 2천60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올해는 1분기 매출이 800억원을 기록했다.

BTP를 만드는 3가지 핵심 기술 가운데 외부에서 조달했던 집적회로(IC)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BTP를 활용한 다양한 시장 창출도 계획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지문인식기가 탑재된 컴퓨터 마우스는 사전에 등록한 지문이 닿아야만 원하는 파일이 클릭돼 컴퓨터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신용카드에도 지문인식기를 넣고, 지문이 닿은 뒤 일정 시간 안에만 결제되도록 하면 도난에 따른 부정사용을 막을 수 있다.

세상에 없던 물건을 만들면 다음 단계는 마케팅에 힘을 쏟아 새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안 대표는 설명했다.

안 대표는 "처음에는 세상에 없는 물건을 팔면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은 그 물건이 없이도 잘 살아왔기 때문에 왜 이 물건을 써야 하는지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며 "지문인식 솔루션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로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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