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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오페라 거장, 신예 음악가 만나 비법 '전수'(종합)

송고시간2016-05-23 17:57

경기도문화의전당, 22∼29일 '리카르도 무티 아카데미' 진행

질문에 답하는 리카르도 무티
질문에 답하는 리카르도 무티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무티는 29일까지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신예들을 대상으로 아카데미를 연다. 2016.5.23
xanadu@yna.co.kr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당신은 굉장한 목소리를 가졌어요. 하지만 제대로 노래하지 못하면 아주 혼낼 겁니다."

23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 무대에 선 세계적인 오페라 지휘 거장 '리카르도 무티(Riccardo Muti·이탈리아)'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Verdi·1813~1901)의 '라 트라비아타'를 노래하는 바리톤은 무티의 호통에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바리톤 옆에 서서 노래하는 소프라노를 향한 채찍질도 이어진다.

무티는 "어느 언어로 노래하는 거죠? 이탈리아 언어로 노래해야하는데 마치 한국 사람이 발음하는 것처럼 들려요"라며 "사운드(소리)보다는 발음에 신경 써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고 지적했다.

두 성악가의'라 트라비아타'가 점점 클라이맥스에 다다를 동안 무티는 "그만", "잠깐"이라는 단어를 수십 차례 외쳤다.

"목소리가 뒤로 들어갔다. 목소리를 앞으로 내뱉으라", "노래하는 동안 호랑이가 돼서 좀 더 강렬하게 표현하라" 등 그의 주문은 다양했다.

무티는 지적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오페라 노래를 불러 시범을 보이는가 하면, 이들 옆에서 반주하는 피아노 연주자에게도 "드라마틱해야 한다. 멕시코 악기가 되면 안 된다"라며 피아노를 치며 꼼꼼하게 이들을 지도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이 기획한 '경기 리카르도 무티 아카데미'의 막이 지난 22일 올랐다.

아카데미(5.22∼29) 기간 무티는 하루 4시간 전당 대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에 대한 지휘, 성악, 피아노 연주 방법 등을 신예 음악가들에게 전수한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지난 3월부터 사전 심사를 거쳐 무티의 가르침을 받을 신예 음악가들을 선발했다.

총 59명이 지원했고, 무티의 대면 오디션을 거쳐 최종 선발자 15명(지휘 3명·성악 9명·오페라 코치(피아노 반주) 3명)이 발탁됐다.

기념촬영하는 리카르도 무티와 정재훈 사장
기념촬영하는 리카르도 무티와 정재훈 사장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왼쪽)가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재훈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무티는 29일까지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신예들을 대상으로 아카데미를 연다. 2016.5.23
xanadu@yna.co.kr

이날 객석에는 아카데미 수강생과 청강생 등 50여명이 자리했다.

무티의 수업은 일대일 방식으로 진행됐다.

무티가 다른 학생을 가르치는 동안 나머지 학생들은 객석 맨 앞줄에 앉아 무티가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를 악보에 적었으며, 청강생들도 동시통역기를 귀에 착용한 채 각자 노트에 무언가를 빼곡히 적어내려갔다.

대학원에서 지휘를 공부하고 있다는 한 청강생은 "무티에게 직접 배우는 건 아니지만 다른 학생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지휘를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무티는 이날 두 번째 아카데미가 열리기 앞서 경기도문화의전당 컨벤션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오페라를 보면 작곡가 의도와는 달리 해석되고 연주되고 있다"라면서 "베르디는 악보가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변형되는 걸 원치 않았다.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이 베르디가 의도한 대로 악보를 연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티를 가르친 안토니오 보토(Antonio Votto·1896~1985)의 스승 토스카니니(Toscanini·1867~1957)는 베르디가 지휘한 오텔로(Otello) 첫 공연 때 피아노 반주를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무티는 "토스카니니는 철저하게 베르디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의 생각을 읽었다"라며 "내가 스승으로부터 배운 것들을 그대로 젊은 음악가들에게 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많은 음악가가 해외 여러 나라에서 훌륭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라면서 "한국은 음악을 사랑하는 토양을 가진 나라다. 아카데미를 통해 이탈리아 오페라를 널리 알리는 '다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무티는 아카데미 마지막 날인 오는 29일 선발자들과 8일간 연습한 '라 트라비아타' 공연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27일 무티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슈베르트와 차이콥스키 교향곡을 연주한다.

정재훈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은 "무티가 진행하는 이번 아카데미는 고국 이탈리아에서 열린 아카데미 이외에 국외에서 열리는 첫 번째 아카데미"라며 "국내 젊은 음악가들이 대가와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소통할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무티의 모든 아카데미 과정은 청강이 가능하다.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를 통해 예매하면 된다.

1941년 나폴리에서 태어난 리카르도 무티는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1972~1982),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1980~1992), 베를린 필하모닉 객원 지휘 등을 역임했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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