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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피해자, 환경부 관리 고발…업무상 과실 책임 입증될까

송고시간2016-05-23 14:29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23일 전 환경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를 검찰에 무더기로 고발함에 따라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은 강현욱·김명자 전 환경부장관과 사건 당시 환경부 환경보건관리과·화학물질정책과 등 정부 관계자들을 살균제에 사용된 유해화학물질을 승인·방치한 혐의로 고발했다.

가족모임 대표 강찬호씨는 "정부는 현재까지 피해자 구제는 알아서 하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간 검찰이 국가의 책임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 고발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민변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공동대리인단(단장 황정화 변호사)의 하주희 변호사는 "당시 유해성이 밝혀졌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국가에 고발을 통해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환경부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등 유해 독성물질을 법령에 따라 위해성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사용을 승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위험성이 확인된 후에도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되도록 그대로 방치해 수많은 국민들을 사망·상해의 결과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이 고발한 강현욱·김명자 전 장관은 각각 김영삼(YS) 전 대통령 정권 시절인 1996-1997년과 김대중(DJ) 전 대통령 정권 시절인 1999-2003년에 환경장관을 지낸바 있다.

옥시가 출시한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 물질인 PHMG는 미국 환경보건청(EPA)으로부터는 농약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 1996년 12월 ㈜유공이 카펫 항균제 용도로 개발한 물질이다.

이들 피해자는 정부가 법령을 위반해 PHMG의 흡입독성 유해성 심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화학물질의 유해성심사 등에 관한 규정'에는 유해성심사 신청서에 '주요 용도에는 일반적인 용도와 구체적 사용 예'를 적도록 하고 있었고, 흡입 가능성이 높은 화학물질에는 추가 자료를 요구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었지만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PHMG가 고분자 화합물로 반응성, 휘발성이 낮다. 유해성 심사 신청 때 용도가 카펫 제조에 사용되는 항균제라 일반 소비자에게는 위해 우려가 낮고 유독물질지정 기준에도 해당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 당시 신고서에는 오히려 '호흡용 보호구는 일반적으로 필요하지 않음'이라고 돼 있었고 제조신고서에 적힌 취급할 때 주의 사항은 카펫 첨가제로 사용할 때 사업주나 근로자가 지켜야 할 사항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카펫 제조 공정에서 쓰는 독성물질이 호흡기와 직접 관련된 생활용품에 사용될 때까지 정부의 관리 감독은 없었고, 옥시는 그 빈틈을 파고 들어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홈플러스가 사용한 PHG도 용도는 고무, 목재, 직물 등을 보존하기 위한 항균제였다.

정상적인 용도로 사용됐다면 독성시험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없었지만, 역으로 자료제출 의무가 없다 보니 호흡기 관련 제품에까지 사용되는 문제가 그대로 드러났다.

2011년 11월 보건당국이 뒤늦게 6종의 가습기 살균제를 수거했을 때 1종에는 KC마크(국가통합인증마크)가 붙어 있었다. 세정제로 허가를 받아 가능했던 일이다.

환경부는 정부관계자들의 무더기 고발을 놓고 공식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지는 않다. 내부적으로는 법 테두리내에서 업무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고, 여기에 여소야대로 재편된 20대 국회에서 야당이 개원후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예고하고 있어 촉각을 세우고 있다.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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