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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벨벳혁명' 바츨라프 하벨이 말하는 정치와 도덕

송고시간2016-05-23 10:09

연설문집 '불가능의 예술' 번역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바츨라프 하벨(1936∼2011) 전 체코 대통령은 반체제 극작가에서 탈공산화 이후 첫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력이 말해주듯 조국만큼이나 곡절 많은 삶을 살았다.

부르주아 가문 출신이었던 하벨은 체코슬로바키아가 소련의 영향권에 들면서 인문학 고등교육을 받지 못했다. 스무살 무렵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그는 공산주의 독재에 날을 세우는 작품들을 발표하며 정부의 요시찰 인물로 낙인찍혔다.

1968년 '프라하의 봄'은 정치에 직접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반체제 록그룹 탄압에 반발한 1977년의 이른바 '77헌장'을 주도한 뒤 4년 가까이 투옥됐다. 이미 체코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된 그는 1989년 공산정권이 무너진 직후 대통령이라는 어색한 옷을 입게 됐다. 비폭력 무혈혁명을 뜻하는 '벨벳 혁명'이라는 용어는 당시 그의 연설에서 나왔다.

'체코 벨벳혁명' 바츨라프 하벨이 말하는 정치와 도덕 - 2

'불가능의 예술'은 하벨이 1996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직하며 세계 각지에서 한 35차례의 연설을 정리한 책이다. 삶과 정치를 타산에 맡기지 않고 도덕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한 그의 정치철학이 담겨있다.

그가 예술가와 현실 정치인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었던 이유는 정치를 '우리 자신과 세계를 향상시키는 예술'로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플라톤이 '국가'에서 말한 '철인정치'를 20세기에 구현한 인물로 평가받기도 한다.

하벨은 인간의 유한성, 이를 넘어서기 위한 보편적 책임감, 양심과 책임에 기반한 시민의 정치 참여, 허위와 거짓을 거부하는 '진리 안에서의 삶' 같은 철학적 주제들을 현실의 문제에 적용해 풀어나간다. 전체주의의 재발호를 막기 위해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고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는 그의 진단은 옛 동구권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저에게 정치란 주어진 이데올로기나 이념이 아닙니다. 정치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행위도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세계를 책임지고자 하는 개인의 도덕에 근거합니다."

경희대 출판문화원. 이택광 옮김. 324쪽. 2만원.

'체코 벨벳혁명' 바츨라프 하벨이 말하는 정치와 도덕 - 3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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