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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美국무 "미얀마 현 헌법으론 민주화 완성불가" 개헌촉구(종합)

송고시간2016-05-22 20:08

수치 "로힝야족 표현은 공동체 긴장 조장"…케리 "인권존중 문화 촉진해야"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22일 미얀마의 민주적 정권교체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군부 시절에 만들어 놓은 불합리한 헌법을 개정해야 민주주의를 완성할 수 있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얀마의 정권교체 후 미국 고위관리로는 처음으로 이날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과 회담한 케리 장관은 "오늘 내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아주 간결하다. 우리는 이곳(미얀마)에서 벌어진 민주적 정권교체를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압승한 수치 주도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지난달 미얀마에 반세기 만에 문민정부를 출범시켰다.

케리 장관은 이를 "전 세계인이 주목할만한 사건"이라고 표현하면서 "미얀마는 이미 놀랄만한 성과를 일궈냈다"고 추켜세웠다.

또 케리 장관은 앞서 미국 정부가 단행한 대미얀마 제재 일부 해제를 언급하면서 민주화 완성을 위한 과제도 제시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17일 미얀마 국영기업과 은행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었지만, 민주주의 진전의 잠재적 위협 요인인 군부 관련 제재는 유지했고 군부와 유착한 기업들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케리 장관은 "반세기 군부 통치의 잔재가 완전히 청산되지 않은 것을 안다. 그러나 (남은) 제재 해제의 열쇠는 미얀마 스스로 민주화의 길을 계속 걸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여정을 마무리 짓기란 매우 어렵다. 특히 현행 헌법으로는 그 여정을 끝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못 박으면서 "헌법은 문민정부의 권한을 온전히 보장하고 정부 내 권한의 분명한 분리를 가능케 하는 것은 물론, 소수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케리 장관은 이 문제를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과 면담에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제정된 미얀마 헌법은 상하원 의석의 4분의 1과 내무, 국방, 국경경비 등 주요 부처의 관할권을 군부에 부여하고 있다. 또 미얀마 헌법은 외국 국적의 자녀를 둔 수치의 대통령 출마도 막았다.

회담에서는 미얀마 국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탄압과 차별에 시달리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문제도 거론됐다.

앞서 미얀마 정부와 현지 주재 미국 대사관은 로힝야족 명칭 사용을 둘러싸고 껄끄러운 상황을 연출했다.

미얀마 정부는 미국 대사관이 선박 전복사고로 사망한 로힝야족 난민에 대한 애도 성명서에 '로힝야족' 명칭을 쓴 뒤, 극우 불교 단체 등의 항의 시위가 잇따르자 명칭 사용 자제를 요구했다. 이는 최고 실권자인 수치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수치 자문역은 로힝야족이라는 표현이 불교도들 사이에 긴장을 조성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로힝야족이 '벵갈리'(방글라데시계 불법 이민자)라는 표현을 싫어하는 것처럼 라카인주의 불교도들은 로힝야라는 표현에 반대한다"며 "이 표현에는 반대세력이 수용할 수 없는 정치적이고 감정적인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또 수치 자문역은 "감정을 자극하는 표현들이 우리의 문제에 대한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책 추구를 매우 어렵게 한다"며 "모두가 이런 어려움을 인식하고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충분한 여유를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케리 장관도 "아주 민감한 문제다. 이 문제가 분노를 유발했다는 것을 안다"며 "중요한 것은 근원적인 문제를 푸는 것이다. 라카인주와 미얀마에 거주하는 모두에 대한 인권존중 문화를 촉진하고 이들을 이롭게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외교 책임자의 미얀마 방문은 중국, 일본 등에 비해 늦게 이뤄졌다.

앞서 중국은 미얀마 문민정부 출범 닷새만인 지난달 5일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보내 협력 의지를 밝혔으며, 일본도 이달 초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을 파견해 문민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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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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