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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조선·해운 구조조정, 대주주도 고통 분담해야

송고시간2016-05-22 16:15

(서울=연합뉴스) 국가 경제의 현안 가운데 하나인 조선·해운 업종의 구조조정 작업이 중대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조선 업종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추가 자구안을 제출함으로써 '빅3' 업체들이 모두 자구 계획을 수립해 주채권은행과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이들 업체의 자구안은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을 포함한 유동성 확보 방안과 인원 및 생산시설 감축 계획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종합하면 이들 업체의 자구노력 규모는 모두 6조 원가량에 달한다.

그러나 세세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들 업체가 '숫자 놀음'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된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해외 생산시설이나 호텔을 비롯한 불필요 자산, 비핵심 계열사 매각과 같은 조치를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뒤에야 거론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욱이 한국 조선업계의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전 세계가 알고 있는 마당에 이런 자산들이 뜻대로 팔릴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이다. 방위산업 부문의 분리나 독(dock)을 비롯한 생산시설의 감축은 국가 전략 차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다. 조선업의 구조조정을 단순히 해당 업체들과 채권단의 손에만 맡겨둘 수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해운업종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늦어도 이달 말까지 용선료 인하 협상에서 의미 있는 결론이 도출되지 못하면 법정관리 돌입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진해운은 해운동맹 잔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19일 사채권자 집회에서 358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연장에 성공해 한숨을 돌렸으나 추가적인 채무 재조정과 용선료 협상을 남겨두고 있어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도 자체적인 자구안을 마련해 제출했으나 이들 업체가 경영난에 빠진 것이 이미 오래전이어서 용선료 인하와 채무 재조정 방안 이외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실기업 대주주의 책임 분담 방안은 진지하게 거론되지 않고 있다. 채권단은 조선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자구 계획에 대주주의 지원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유한책임'을 원칙으로 하는 주식회사 제도하에서 대주주라는 이유만으로 기업 부실을 책임지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점도 있다. 그러나 '오너 경영' 체제에서 기업 운영의 전권을 행사해온 대주주가 곤경에 처한 기업의 회생을 위해 가장 먼저 나서야 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요구라고 할 수 없다. 대주주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혈세의 투입이나 임직원들의 고통 감내를 설득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양대 해운업체의 경우 오너가 경영에서 물러나기는 했지만, 재직 당시 회사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거액의 보수를 챙겼다는 지적이 있고 한진해운 오너 일가는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 부당거래의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여지는 없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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