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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다툼하다 돈 빼앗으려고" 제주 중국여성 살해 경찰문답

송고시간2016-05-15 11:45

"흉기로 위협해 카드 비밀번호 알아낸 뒤 살해" 피의자 진술

브리핑 하는 이연욱 서귀포서 수사과장
브리핑 하는 이연욱 서귀포서 수사과장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이연욱 서귀포경찰서 수사과장이 15일 오전 제주 서귀포경찰서에서 중국 여성 피살사건 피의자 검거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6.5.15
jihopark@yna.co.kr

(서귀포=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에서 중국인 여성을 살해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S(33)씨는 말다툼하다 금품을 빼앗으려고 피해자 A씨(23·여)를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귀포경찰서는 15일 오전 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피의자는 말다툼 도중 격분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품 강취를 목적으로 한 계획적 살인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보강조사를 거쳐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피의자로부터 압수한 차량·컴퓨터 등을 신속하게 감정·분석해 증거를 확보하는 한편 다음주 중에는 현장 검증을 하는 등 범행 동기와 과정을 밝혀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이연욱 서귀포서 수사과장과의 일문일답.

-- 범행 과정은.

범행에 사용된 차량
범행에 사용된 차량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이연욱 서귀포경찰서 수사과장이 15일 오전 제주 서귀포경찰서에서 중국 여성 피살사건 피의자 검거와 관련해 브리핑을 한 뒤 범행에 사용된 차량을 공개하고 있다. 2016.5.15
jihopark@yna.co.kr

▲ 피의자 진술에 따르면 S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1시 10분께 피해자를 만나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뒤 제주시에서 한라산 성판악을 거쳐 애월 방면으로 드라이브를 하다가 말다툼이 생기자 제주시 외도동 마을 외곽의 인적 드문 골목길에 차량을 세운 뒤 한동안 말다툼을 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격분해 조수석에 앉아있던 피해자를 잡아 끌어당겨 자신의 무릎 위쪽으로 넘어뜨린 뒤 목을 조르고, 돈을 빼앗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평소 차량에 갖고 다니던 흉기로 위협해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피해자의 목과 가슴을 수차례 찔렀다고 한다. 적용 혐의는 강도살인과 사체유기다.

-- 살해 동기는.

▲ S씨는 처음부터 금전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이 아니라 말다툼 도중 격분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품 강취를 목적으로 한 계획적 살인인지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

피의자 진술을 토대로 할 때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감정이 격해져 살해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금전적인 부분도 S씨의 감정을 격하게 만든 하나의 요인이고, 남녀 간에 있을 수 있는 여러 문제도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고려된다.

다만, 이는 피해자와 피의자 단둘의 관계에서 있었던 일이다. 전제로 해야 할 것은 지금 경찰이 발표하는 내용은 피의자의 진술로만 확인된 것으로, 이 진술에 반박할 피해자는 사망했기 때문에 반박할 수가 없다. 피의자 진술이 일방적으로 사실인 것처럼 보도됐을 때는 피해자의 명예나 존엄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 시신 유기 과정은.

▲ 살해 후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이동해 피해자를 차량 트렁크에 옮겨 실은 뒤 3일간 사체 유기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돌아다녔다고 한다. 유기 장소를 찾기 위해서 가급적 큰 도로에서 샛길 위주로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다가 동광리 지역이 후미지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느껴져서 그곳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 살해 장소나 시신 유기 장소 등은 피의자가 잘 아는 지역인지.

▲ 시신을 유기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는 잘 모르는 지역이지만, 동광리를 오가는 평화로 등 주요 도로는 관광 가이드를 하며 차량 운전을 했고 하니 충분히 알았을 것이다. 살인을 저지른 제주시 외도동은 예전에 거주한 적이 있는 지역이라고 한다.

브리핑 하는 이연욱 서귀포서 수사과장
브리핑 하는 이연욱 서귀포서 수사과장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이연욱 서귀포경찰서 수사과장이 15일 오전 제주 서귀포경찰서에서 중국 여성 피살사건 피의자 검거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6.5.15
jihopark@yna.co.kr

-- 증거는 얼마나 확보했나.

▲ S씨의 차량 내부 바닥에서 혈흔이 발견됐고, 감정해보니 피해자의 유전자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S씨가 사용한 휴대전화를 디지털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3일께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로 제주, 중국인, 여성, 살인 등의 키워드를 검색한 내용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직접적인 물증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이런 부분이 정황증거로 뒷받침되고 있다.

피해자의 점퍼와 핸드백은 제주시 애월 해안도로변의 쓰레기 수거함에 버렸고 자신이 피해자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할 때 입었던 옷과 모자 등은 제주시 조천읍 해안도로변의 쓰레기 수거함에 버렸으며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어디에 버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피의자와 함께 해당 지역을 찾아가 수색해봤으나 발견된 건 없었다.

-- 피의자와 피해자가 알고 지내게 된 계기는.

▲ 두 사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챗을 통해 만남을 가졌고, 그 만남이 일상적이기보다는 친분이 깊은 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서로 돈을 주고받았다는 피의자 진술도 있었다. 중국인들이 외지에 나와서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SNS상에서 많은 정보교류를 하며 친분을 맺는다고 한다. 채팅 사이트에서 어떻게 친구등록을 했고 그런 과정은 기억나지 않지만 채팅하면서 대화가 잘 이어지다 보니 가까워져서 개인적 만남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 S씨는 중국인인가.

▲ 중국 국적의 남성으로 2005년 취업 비자로 입국한 뒤 2010년에 한국 국적 여성과 결혼, 결혼이민 비자를 받아 현재까지 합법적으로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관광 가이드 또는 식당 주방 요리사 등으로 일해왔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것은 아니다. 한국 입국 이후 줄곧 제주에서만 지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 피의자가 자수하게 된 배경은.

시신 발견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신 발견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경찰이 S씨를 수사 선상에 올린 이후 11일과 12일 두차례 형사들이 S씨를 찾아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S씨의 반응과 진술 태도 등을 통해 '촉'이 왔다. 피해자와는 모르는 사이라고 거짓말하는 등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의심하고 있었고, 형사가 S씨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가는 등 수사망이 좁혀져 오자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자수하지 않았다면 디지털포렌식 증거가 나오는 어제(14일) 오후쯤 형사들이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러 갔을 것이다.

-- 자수 전에 어떻게 S씨를 용의 선상에 올리게 됐나.

▲ 제주시 노형동의 한 은행 현금자동인출기에 설치된 카메라에 피해자의 계좌에서 현금을 찾는 용의자의 모습이 찍혔다. 이 남자가 흰색 모자를 눌러쓰고 얼굴도 목도리 등으로 가린 데다가 화질도 좋지 않아 얼굴을 선명히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이 사진을 확보해 탐문수사를 벌이던 중에 S씨와 유사하다는 얘기가 나와서 지난 10일께 수사 선상에 올렸다.

-- 피의자는 왜 달아나지 않았나.

▲ 진술에 따르면 한국에서 결혼하고 가정을 이뤄서 생활하는 상황이어서 도주를 할 계획까지는 없었다고 한다.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오던 중에 형사가 접촉하고 자신이 거짓말하는 게 형사들로부터 반박당하며 빠져나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수를 결심했다고 한다.

-- 피해자 계좌에서 돈을 얼마나 빼갔나.

▲ 중국 한 은행의 피해자 계좌 2개에서 총 619만원이 인출됐다. S씨는 아마도 피해자가 주점에서 일하면서 돈을 모아놓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살해 과정에서 흉기로 협박하며 계좌에 연동된 카드 비밀번호를 확인한 뒤 피해자를 살해했고, 이후 해당 2개 계좌에서 인출할 수 있는 돈은 모두 인출했다. 인출은 사흘에 걸쳐서 이뤄졌는데 이는 해당 계좌의 하루 인출 한도가 우리나라 돈으로 180만원 정도라서 나눠 인출한 것으로 보인다.

--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빌려준 돈은 얼마나 되나.

중국여성 돈빼가는 살해 피의자
중국여성 돈빼가는 살해 피의자

(서귀포=연합뉴스) 지난해 연말 제주시 한 은행 현금자동인출기에서 피살된 중국 여성의 금융계좌에서 돈을 찾아가는 강도살해 피의자 S씨의 모습. 현금자동인출기의 카메라에 찍혔다. 2016.5.15 [제주 서귀포경찰서]
koss@yna.co.kr

▲ 정확한 액수는 밝히기 어렵다. 살해 동기가 딱 금전 때문만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갈등 요인 중 하나가 금전적 부분이라는 것이다. 빌려준 돈이 (피의자가 범행 후 피해자 계좌에서 인출한) 619만원보다 많지는 않다.

-- S씨가 금전 때문에 살인을 저지를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나.

▲ 지금까지 수사한 내용으로는 절박하게 궁핍하거나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정은 아직까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좀더 수사가 필요하다.

-- 계획적 범행 가능성은.

▲ 피의자는 말다툼하다 감정이 격해져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피해자를 외진 곳으로 데려가서 대화한 점이라던지 차량 안에 흉기가 있었던 점, 살해 후에 돈을 신속히 모두 인출한 점 등을 봤을 때 단순히 우발적으로 살해하지만은 않았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진술의 모순점 등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 흉기에 대해서는 관광 가이드를 하면서 쓸 일이 종종 있어서 차량에 갖고 다니는 것이라고 진술했다.

-- 공범 여부를 수사하는 이유는.

▲ 피의자는 자신의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수사한 내용으로는 공범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사건 형태상 공범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 향후 수사계획.

▲ 오늘(15일) 보강조사를 거쳐 오후에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피의자로부터 압수한 차량과 컴퓨터 등에 대해 신속하게 감정, 분석을 해 증거를 확보하는 한편 다음주 중 현장검증을 할 계획이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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