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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인조 인간게놈' 비밀회의 "10년내 전체 유전체 합성"

송고시간2016-05-15 09:35

'인간 창조' 관련 윤리 문제 우려…비공개 진행으로도 논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국 하버드대에서 인간의 유전체(게놈) 전체를 합성해 '인조 게놈'을 만드는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유수의 과학자들을 모아 비밀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그러나 심각한 윤리 논쟁이 예상되는 내용을 다루면서도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돼 학계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버드 의대 주최로 지난 9일 보스턴에서 열린 이 회의는 인간 게놈을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약 150명의 과학자가 참여했다.

주최 측은 과학자들에게 보낸 회의 참석 초청장에서 이 프로젝트의 일차적 목표를 "10년 안에 세포계 안의 인간게놈을 모두 합성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의 초기 명칭은 2000년대 초반에 완료된 '인간게놈계획'(HGP)의 후속 프로젝트라는 의미인 '제2 인간게놈계획'(HGP2)이었다.

다만 인간게놈계획이 인간의 DNA를 구성하는 30억개의 염기쌍 배열을 '해독'(reading)하는 차원이라면, 이번 회의는 더 나아가 30억개 염기쌍을 인간의 손으로 '작성'(writing)하는 차원의 구상을 다루고 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회의의 최종 명칭도 '인간게놈프로젝트-작성'(HGP-Write)으로 정해졌다.

이 프로젝트는 아직 아이디어 수준의 초기 단계지만 현실화될 경우 생물학적 부모 없이도 게놈 합성을 통해 인간을 그야말로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명과학계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특히 회의가 극히 폐쇄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학계 내부에서 상당한 반발이 일었다.

주최 측은 이번 회의에 언론 취재를 불허하고 보도자료도 내지 않았으며, 논의 내용과 관련해 참석자들의 언론 접촉이나 소셜미디어 포스팅을 금지했다.

이런 진행 때문에 드루 엔디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부교수와 로리 졸로스 노스웨스턴대 의학윤리 및 인문학과 교수 등 일부 과학자는 초청을 받고도 참석을 거절하면서 게놈 합성과 관련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회의를 비판하는 내용의 공동 기고문에서 "아인슈타인의 게놈을 배열하고 합성하는 것이 옳은가? 만약 그렇다면 몇 개의 아인슈타인 게놈을 만들어 세포에 이식해야 하며 누가 그렇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엔디 교수는 10일 트위터를 통해 "만일 당신들이 제안한(인간 게놈 합성) 연구 논의를 비밀리에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그건 무언가 잘못된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번 회의를 주관한 하버드대의 조지 처치 유전학 교수는 그러나 해당 프로젝트의 목표가 인간을 만들어내려는 것이 아니라 생물의 세포 전반에 걸쳐 게놈 합성 능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비공개 진행은 회의에서 다뤄진 논문이 국제 학술지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며 윤리적인 문제 역시 초반부터 충분히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NYT는 현재 기술 수준에서 합성 가능한 염기쌍은 200개 정도이며 합성 과정 또한 극히 어렵고 오류도 잦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2003년 염기쌍 1개당 4달러이던 합성 비용이 3센트로 떨어졌으며,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전체 30억개 염기쌍 합성에 드는 비용도 현재 9천만 달러에서 20년 안에 10만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하버드대 '인조 인간게놈' 비밀회의 "10년내 전체 유전체 합성" - 2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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