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현대상선 운명 건 일주일…향후 시나리오는

송고시간2016-05-15 06:05

용선료협상·채무재조정·동맹체 재진입 '첩첩산중'장기생존력 확보도 과제…"선박펀드 힘 발할 것"

현대상선 컨테이너 선박 (자료사진)
현대상선 컨테이너 선박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이지헌 기자 = 현대상선[011200]이 제3 해운동맹체 명단에서 일단 제외된 가운데 이번 주가 마감 시한인 용선료 인하 협상 성패가 향후 회사의 명운을 가를 전망이다.

해외 선주들과의 협상 결과를 마지막까지 가늠할 수 없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과 채권단 관리, 해운동맹체 편입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기업 정상화로의 길은 여전히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용선료 협상 이번 주 못끝내면 법정관리 '배수의 진'

15일 금융권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영국의 조디악, 그리스의 다나오스, 싱가포르의 이스턴퍼시픽 등 22개 해외 선주를 상대로 용선료를 30% 내외 인하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대상선은 총 용선료의 28.4%를 인하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최대한 목표치에 근접한 결과를 얻어내고자 온 힘을 쏟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데드라인을 이달 중순까지로 정하고 그때까지 결과를 내지 못하면 법정관리 수순을 밟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해운동맹체 지도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시간은 현대상선 편이 아니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하루빨리 기업 정상화 방안을 이행하고 글로벌 해운선사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뒤늦게라도 새로 출범할 해운동맹체에 빈자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용선료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현재까지 성공 가능성과 실패 가능성은 50대 50 수준인 것으로 채권단은 분석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결과는 뒤이은 한진해운[117930]의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채권단은 물론 금융당국도 협상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주요 해외 선주사 관계자들을 서울로 초청해 현대상선 정상화를 위한 지원 의지를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도 거쳐야…'산 넘어 산'

용선료 인하라는 어려운 고비를 무사히 통과하더라도 사채권자의 채무 재조정이라는 넘어야 할 큰 산이 여전히 버티고 있다.

현대상선에 대한 채권단의 자율협약은 해외 선주들이 용선료 인하에 동의하고, 비협약 사채권자들도 마찬가지로 채무 재조정에 동의해야 본격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조건부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전제조건들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채권단이 지원을 결의하더라도 그 혜택이 해외 선주들과 사채권자들에게 돌아가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달 17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회사채 1천200억원의 만기 연장을 추진했으나 투자자들의 반대로 실패한 바 있다.

용선료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현대상선은 오는 31일과 다음 달 1일 올해와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모든 공모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사채권자 집회를 열 계획이다. 집회 자리에서 회사채 8천43억원의 채무재조정 방안이 논의된다.

현대상선 컨테이너 선박 (자료사진)
현대상선 컨테이너 선박 (자료사진)

현대상선은 최근 사채권자 설명회를 열고 약 7천6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내용의 채무 재조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조정안이 사채권자에게 너무 가혹하다며 조정안이 불발될 경우 용선료 협상 성패와 관계없이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상선은 조정안이 부결돼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채권 회수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져 손해가 더 클 것이란 점을 부각해 사채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채권단도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안의 통과는 낙관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먼저 양보를 하는 만큼 용선료 협상만 성공적인 결과를 내면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무리 없이 안건이 통과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선료 인하 협상과 사채권자 집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채권단은 약 7천6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 재조정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 제3 해운동맹체 출범서 배제…동맹 재진입도 과제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현대상선으로서는 해운동맹체 진입이라는 더 큰 산을 또 넘어야 한다.

글로벌 해운동맹체에서 제외된 채 독자적인 운영으로는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

글로벌 대형 선사들은 해운업 장기 침체 국면에서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중무장한 세계 1, 2위 선사 머스크라인(덴마크), MSC(스위스)가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치킨 게임'에 방아쇠를 당겼다.

이에 선복량 세계 3위인 CMA CGM(프랑스)과 중국 코스코(Cosco), 대만 에버그린 등이 합종연횡해 새로운 동맹체인 '오션 얼라이언스'(Ocean Alliance) 구축을 공식 발표했다.

독일의 하팍로이드, 일본의 NYK, MOL, K-LINE, 대만의 양밍 등은 지난 13일 제3의 해운동맹체(THE 얼라이언스) 결성을 발표했고, 여기에 한진해운은 포함됐으나 현대상선은 제외됐다.

현대상선은 새 동맹체 회원사로 함께 발표되지 못한 것에 대해 "올해 초부터 현대상선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참여 여부가 '유보'된 것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채권단도 내달 초 현대상선 경영정상화 방안의 윤곽이 드러나고 재무 안정화가 이뤄지면 새 동맹체 편입이 결국은 성사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200% 수준으로 대폭 개선되고, 재무 안정화가 이뤄지면 동맹 편입 활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무구조 안정화가 됐더라도 현대상선이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

경쟁 선사들이 연료 효율성이 높은 초대형 에코십으로 중무장해 원가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급한 불 끄기에 바빴던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근본적인 경쟁력에서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국내 원양선사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갖춰야만 장기생존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해 말 민관합동으로 12억 달러(약 1조4천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만들어 나용선(裸傭船·BBC) 방식으로 1만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의 신조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양대 선사의 구조조정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구조조정이 잘 진행된다면 선박펀드가 힘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