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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런거야' 왕지혜 "초반에 청심환 먹을 정도로 긴장"

송고시간2016-05-15 11:00

푼수 며느리 유리 역할로 극에 방점…"사실은 고스톱도, 살림도 잘해"

"시청자도, 저도 유리를 보며 힐링하는 듯"

SBS 주말극 '그래, 그런거야' 주연 왕지혜
SBS 주말극 '그래, 그런거야' 주연 왕지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SBS 주말극 '그래, 그런거야'의 배우 왕지혜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5.15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이런 푼수가 없다. 속도 없고 어떤 때는 뇌마저 없어 보인다.

부잣집 무남독녀로 태어나 뭐하나 자기 손으로 해본 것 없이, 돈으로 쉽게 모든 걸 해결하며 공주처럼 자라났다. 철없고 한심하다. 수시로 기가 막힌 상황을 연출해 뒤로 넘어가게 만든다.

그런데 뒤끝도 없고, 꼬인 구석도 없다. 악의도 없다. 백지 같아서 뭘 가르치면 학습효과도 크다. 착하고, 천진난만하며 예쁘고 사랑스럽다.

SBS TV 주말극 '그래, 그런거야'의 '폭탄 며느리' 유리를 인터뷰하고 있자 중년 남성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어, 어, 잘 보고 있어요. 아주 잘하대. 재밌어요"라며 아주 반가운 표정으로 아는 체를 하고 간다.

그 '유리' 왕지혜(31)를 최근 광화문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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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집안을 들쑤셔놓고 사라지는 역할인 줄로만 알았어요. 그런데 저 끝까지 나온대요!"

왕지혜는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 나올 만큼 기분이 좋아 보였다. 실제로 그래도 될 것이, '그래, 그랜거야'를 보는 시청자들은 요즘 유리의 만행(?)과 푼수 짓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 천진한 캐릭터를 발랄하게 소화하는 배우도 기분이 나쁠 리가 없을 터.

게다가.

"'정글의 법칙'을 다녀온 뒤 밝은 역할을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또 김수현 선생님 작품이라면 어떤 역할이든 고마울 것 같다고도 그냥 막연하게 생각했죠. 그런데 그로부터 이틀 후 진짜로 김수현 선생님 작품 캐스팅 제안이 온 거에요. 심지어 유리 역할로요. 첫 대본 연습 일주일 전에 캐스팅됐을 정도로 제가 제일 마지막에 이 작품에 합류했는데 이렇게 좋고, 중요한 역할이기까지 하니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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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함께 살고 사촌들이 수시로 집을 들락거리는 복잡한 유씨 집안이 '그래, 그런거야'의 배경. 유리는 이 중산층 집안에 최근 시집온 부잣집 외동딸 출신 손주며느리다. 시집살이는커녕, 보편적인 인간관계나 삶의 질서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인물. 여기서 포인트는 '못 배운' 게 아니라, '안 가르친' 것이다. 돈으로 뭐든 할 수 있는 집안의 금쪽같은 딸이라 아무것도 안 가르쳐도 된다고 그의 친정엄마는 생각한 것이다.

"세상에 이런 애가 있을까 싶지만, 있을 것도 같다"며 웃은 왕지혜는 "유리는 놀아볼 만큼 다 놀았고, 돈도 써볼 만큼 다 써본 애라 그냥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해서 사는 게 지금은 좋은 애다. 나름 고민도 있다. 어떻게 하면 시댁의 일을 잘 배워서 하루하루 행복하고 잘 살아갈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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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성분'을 들먹이며 시집와서도 도도하게 구는 게 아니라 씩씩하게 "네!"를 외치며 구김살 없이 아이처럼 위아래로 잘 어울리는 유리의 매력에 시할아버지(이순재 분)가 가장 먼저 녹아내려 고스톱 파트너로 낙점했고, 이제는 시어머니(김해숙)도 그를 품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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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에서는 못 치지만) 저 사실 고스톱 되게 잘 쳐요.(웃음) 이순재 선생님은 아예 촬영 때 패를 계산해서 쫙 펼쳐놓으시고 순서대로 집으라고 하실 정도고요. 실제로는 살림도, 요리도 잘해요. 반대로 술주정은 전혀 없고, 푼수 같지도 않고요. 심지어 액션을 좋아해서 얼마 전에는 복싱도 배웠죠. 그런데 요즘 유리에 몰입해서 살다보니 실제로 제가 유리처럼 돼가는 것도 같고, 제 안의 푼수 기질을 끄집어내게 되는 것도 같아서 너무 재미있어요."

유리의 대사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게 "네"다.

"'네'도 있고, '네에'도 있고 '네에에'도 있어요. 되게 다양해요. 그 다양한 '네'를 다 잘 살려야 해요. 그러한 유리의 '네'에는 혼나도 꼬이지 않고, 뭐든 잘 배워보겠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담겨있죠. 웃는 연습도 많이 해요. 유리가 워낙 잘 웃으니까요. '나도 유리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시청반응이 나오는 것을 보면, 유리를 보며 힐링하는 게 저뿐만은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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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지만 초반에는 이만저만 긴장한 게 아니다.

"촬영 3주차까지 청심환을 먹었을 정도로 긴장했다"는 그는 "김수현 선생님 대본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니고, 기라성 같은 대선배님들과의 작업에서 제가 누가 될까봐 너무 걱정했다. 그래서 툭 쳐도 대사가 줄줄 나올 만큼 대사와 지문을 외우고 유리라는 인물에 빠져 지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제가 배우로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요. 국어 공부부터 연기 공부, 인생 공부까지 모든 것을 이 작품 안에서 하고 있어요. 대본에는 평소 쓰지 않는 단어가 많은데 그런 것들을 하나씩 익혀가고 있고, 콤플렉스였던 허스키 보이스에 주눅 들지 않고 연기하는 법도 배웠어요. 선배님들이 진짜 며느리, 손주며느리처럼 대해주시는 애정 넘치는 촬영현장도 너무 감사해요. 언제 이분들과 다시 해보겠나 싶고, 매 순간이 값진 배움의 시간이에요."

16살인 2001년 CF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왕지혜는 2009년 '친구, 우리들의 전설'의 여주인공 진숙이로 크게 한번 화제를 모았고, 이후 2011년 '보스를 지켜라'에서 기존의 청초하고 정적인 이미지를 깨는 코믹한 역할로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주로 맡아온 역할은 도도하거나 새침한 캐릭터이고, 그다지 주목받지도 못했다.

"예전에는 그런 점에 속상하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히트작이 없음에도 아직까지도 이렇게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고맙게 느껴지더라고요. 기다리니 김수현 선생님 작품도 만났고요. 이번에 열심히 배워서 더 좋은 배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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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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