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고혈압약 안 먹고 버틴다? 생명 단축하는 거죠"

송고시간2016-05-15 07:26

17일 '세계 고혈압의 날'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30대 후반 남성 A씨는 전문의에게서 고혈압 진단을 받고 치료를 위한 약도 처방받았다. 하지만 아직 복용하지는 않고 있다. A씨는 약을 먹기 시작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로 했다. 혈압약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이 약을 달고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A씨의 선택은 얼마나 합리적일까.

"고혈압약 안 먹고 버틴다? 생명 단축하는 거죠" - 2

김철호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노인병내과 교수)은 A씨가 "자기 생명을 단축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나라의 고혈압 유병률은 25.5%(2014)에 달한다. 고혈압은 일반적으로 수축기 140㎜Hg 이상, 또는 이완기 90㎜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은 혈관이 있는 곳이라면 인체 거의 모든 기관에 손상을 끼쳐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고혈압 환자 중 심질환을 보유한 경우는 4%에 그치지만 심 질환자 중에 고혈압이 있는 경우는 50%에 달한다.

세계고혈압연맹이 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매년 5월17일)을 맞아 김철호 이사장과 함께 고혈압과 관련한 몇 가지 궁금증을 풀어봤다.

-- 고혈압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나

▲ 심한 고혈압 환자는 대개 약을 일생 동안 먹어야 한다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환자가 획기적으로 체중을 줄이거나, 음식을 아주 싱겁게 먹는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생활습관을 완전히 개선하고 혈압을 낮추면 약을 끊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혈압은 최대 10㎜Hg 정도에 그친다.

-- 그렇다면 약에 의지하지 않기 위해 처방받은 복용 시작 시점을 미뤄도 되나

▲ 140㎜Hg/90㎜Hg을 넘는다고 해서 무조건 약을 처방하지는 않는다. 체중, 운동 성향 등을 고려해 약물치료가 필요할 때 전문의가 약을 처방한다. 필요해서 처방한 약을 환자가 먹지 않는다면 환자 스스로 생명을 단축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고혈압약은 인간의 발명품 중에서 혜택이 가장 많다. 고혈압을 치료하면 수많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고혈압약 안 먹고 버틴다? 생명 단축하는 거죠" - 3

-- 고혈압을 예방하려면

▲ 일반적으로 140㎜Hg/90㎜Hg 이상은 고혈압, 120㎜Hg/80㎜Hg 이하는 정상으로 분류한다. 이 사이를 '고혈압 전 단계'라고 하는데 고혈압 전 단계에서는 생활습관을 개선해서 혈압을 낮추면 고혈압으로 진행하는 비율을 현저하게 낮출 수가 있다. 고혈압을 예방하려면 적당히 운동하고, 체중을 줄이고, 저염·저지방식을 할 필요가 있다.

-- 혈압을 120㎜Hg 미만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나.

▲ 미국국립보건연구원에서 수행한 수축기혈압중재실험(SPRINT) 내용이다. 120㎜Hg/80㎜Hg을 목표로 혈압을 관리해 보니 심장 관련 질병의 조기 발병과 사망에서 훨씬 낮은 확률을 보였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연구의 특성상 우리나라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다. 이 연구로 고혈압 기준을 120㎜Hg/80㎜Hg으로 내리자는 것은 너무나 성급한 논리다. 반대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저명한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출간된 다른 논문(HOPE3 연구)은 수축기 혈압 기준을 낮춰도 생존율 등을 높이는 데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어떤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나

▲ 심혈관 위험을 낮추기 위한 추가 혈압강하 전략을 세울 때는 병용요법을 위한 약제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적응증 및 동반질환, 환자의 순응도와 내약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나이를 먹으면 혈관이 단단해져 자연스레 혈압도 높아진다. 노인층은 혈관을 이완해주는 약제나 혈류의 양을 줄이는 이뇨제로 혈압을 낮추는 것이 보통이다. 젊은 층은 칼슘길항제나 앤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 등을 사용한다. 여러 성분을 함께 사용하는 병용 요법 또는 복합제를 선택했을 때 혈압 강하 효과가 더 우수한 경우도 있다.

"고혈압약 안 먹고 버틴다? 생명 단축하는 거죠" - 4

junmk@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