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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보다 아이의 미래 중요"…국선보조인 이상규 교사

송고시간2016-05-15 07:00

9년간 250여명 변호…"졸업하고 찾아올 때 큰 보람"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죄는 지었지만, 아이의 미래를 위해 교육적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행 청소년을 위해 국선보조인으로 활동해온 이상규(60) 광주 금파공고 교사는 항상 아이들을 변호할 때 이 말을 되새긴다.

한순간의 실수로 자칫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위해 그는 국선보조인으로 나서 아이들을 대변한다.

"죄보다 아이의 미래 중요"…국선보조인 이상규 교사 - 2

그가 국선보조인으로 일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9년째 그가 만난 청소년만 250여명에 달한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자신을 변론할 수 없는 청소년이 소년보호 처분을 받을 때 법률전문가나 교육가 등에게 국선보조인을 의뢰할 수 있다.

국선보조인은 해당 아이의 가정환경이나 심리상태, 교우 관계 등을 파악하고 심리 기일에 출석해 변호를 맡게 된다.

2010년에 변호를 맡은 한 아이는 절도 혐의로 입건됐다. 이 씨가 상담해본 결과, 어릴때부터 친척 집을 전전하다 부모에 대한 반항에서 비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의 속마음을 읽은 이 씨는 재판부를 상대로 설득했고, 결국 아이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 사회에 진출했다.

작년에는 한 학생이 이 씨를 찾아왔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알고 보니 폭행 사건으로 처분을 받을 뻔한 아이였는데 이씨의 도움으로 대안학교로 가 전문계 고교를 졸업한 학생이었다.

이 씨는 "'선생님 덕에 졸업할 수 있었고 자격증도 땄다'며 찾아와 큰 보람과 감동을 느꼈다"며 "다른 분들처럼 열심히 하지도 않고 주어진 일만 했는데 너무나 감사했다"고 말했다.

교직에 입문한 지 26년째인 이씨는 정년퇴직을 3년 앞두고 있다.

학생지도 업무에 관심이 많은 그는 동료 교사 20여명과 생활지도 연구회를 구성해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마다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서 선도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씨는 "한 판사님이 '아이는 비행을 했지만, 반드시 아이는 학교에 있어야 한다. 죄의 경중을 보고 판단하지 말고 미래를 어떻게 개척할지 교육적 판단을 해달라'고 조언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진실 여부를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가장 합당한 처분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요즘 아이들은 목표의식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며 "가정에서 어려서부터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뭔가 하고 싶은 것을 심어주고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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