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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리지역 출신 입학시키자'…지방의대들 지역균형 선발 확대

송고시간2016-05-15 07:00

'의사 만들어놨더니 수도권으로 떠나'…대책마련 적극 나서

(전국종합=연합뉴스) "잘 키워 놓으면 수도권으로 떠나니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지방 의료시장이 쪼그라들 수 밖에 없겠지요."

부산지역 한 대학병원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지방 의과대학들이 지역 수험생들의 합격 비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다른 지역 학생을 선발해 공들여 키웠지만 졸업 후 대부분 수도권 병원으로 떠나버려 지역 병원들이 우수 의료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전국 대학 의예과에는 어느 대학을 막론하고 수능 상위 1% 안에 드는 우수학생이 입학한다. 수도권 대학 의예과에 들어가기가 더 어렵겠지만 부산, 경북, 전남, 광주, 대전 등 지방 대학 의예과에도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인재가 몰린다.

문제는 졸업 후 상당수가 지역 의료기관을 외면하고 수도권으로 취업하면서 지방에 '우수 의료인재 공동화 현상'이 빚어진다는 것이다.

◇ "차라리 처음부터 지역인재 더 뽑자"…대학마다 지역학생 비율 높여

잘 키운 우수 의료 인재들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빠져나가자 지방 대학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입시 때 아예 지역인재 전형을 신설하는가 하면 지역학생 합격 비율을 높이고 있다.

[단독] '우리지역 출신 입학시키자'…지방의대들 지역균형 선발 확대 - 2

부산의 동아대는 2017학년도 의예과 입시에 '지역균형인재' 전형을 신설한다.

이 전형에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 고교에서 3년간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이 지원할 수 있다.

동아대는 이 전형을 통해 의예과 전체 모집인원 49명의 59%에 해당하는 29명(수시 14명·정시 15명)을 지역 인재로 뽑을 계획이다.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은 2015학년도 입시에서 10명을 뽑았던 지역인재 전형 정원을 2017년학년도에는 15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고신대 의예과도 2015∼2017학년도 지역 인재 선발 인원이 매년 10명에 불과했지만 2018학년도에는 5명을 더 늘려 15명을 뽑을 예정이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조선대도 의료인력의 타지 유출을 막기 위해 '지방대학육성법'이 제정된 2015년부터 의예과와 치의예과 신입생 모집에서 전체 정원의 50%를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했다.

이 대학은 지역학생 비율을 앞으로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충북대 의대는 2015학년도 지역인재특별 전형에서 11명을 선발했지만 2016학년도 모집에서는 17명으로 확대했다.

대전대 한의대도 지역인재전형 인원을 2015학년도 5명에서 2016학년도 6명으로 늘린 데 이어 2017학년에는 8명으로 증원하기로 했다.

◇ '졸업후 서울로 서울로'…지방대학 육성법이 그나마 버팀목

지역 의대들이 지역인재 합격 비율을 높이는 것은 졸업생의 타지 유출이 갈수록 심각하기 때문이다.

동아대의 경우 지난해 의학과·의학전문대학원 졸업생 44명 중 공중보건의와 미취업자 8명을 제외하고 8명이 다른 지역에 인턴으로 취업했다.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이다.

앞서 2013년 5명, 2014년 8명이 타 지역 병원으로 취업했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은 지난해 졸업생 125명 중 32명이 수도권 지역 병원의 인턴으로 취업한 것으로 파악했다.

인제대 의대도 올해 졸업생 100명 중 절반인 47명이 수도권에 취업한 것으로 확인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5∼6년 전에는 지방 의료 인재의 수도권 유출이 지금보다 더 심했다고 의대 관계자들은 전한다.

2015년 제정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은 그나마 우수 인재 유출을 막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 법률을 근거로 지방 대학들은 '지역인재특별전형'을 마련하면서 수도권 유출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게 됐다.

권한용 동아대 대외협력처장은 "수도권 학생을 선발하면 졸업 후 다시 수도권으로 취업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 때문에 지역 병원들은 의료 인력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권 처장은 "우수 인력 확보와 함께 배운 지식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의사들을 양성하려는 차원에서 지역균형인재 전형을 신설하거나 합격 비율을 높이는 대학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민 형민우 김근주 김형우 오태인 한무선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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